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 기조와 이른바 '한일령'(限日令·일본 문화 콘텐츠 유입 제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일본 대신 제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항을 제외한 항공-크루즈 노선이 잇따라 조정되며 제주가 일본을 대체하는 관광지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동절기 관광 비수기로 축소됐던 제주~중국 항공노선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주 16회 증편됐다. 상하이·베이징·난징·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 중심으로 노선이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다. 홍콩·우시 노선도 확대됐고, 이달 중에는 장춘·마카오 노선이 전세기 형태로 주 2회씩 재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증편은 베이징을 제외한 대부분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동절기 제주~중국 항공 노선은 13개 도시, 주 125편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동절기 중국 10개 도시, 주 103편과 비교하면 주 22회 증가한 수치다. 통상 관광 수요가 줄어드는 겨울철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중일 갈등에 따른 ‘대체 관광지 효과’로 보고 있다. 일본 여행을 꺼리는 중국인 수요가 제주로 이동하면서 줄였던 노선을 다시 늘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항공사가 주도해 노선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단체 관광 수요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가 줄였던 제주 노선을 증편한 것은 중일 갈등으로 대체 관광지를 제주로 선택한 것"이라며 "항공 노선 확대의 경우 보통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하계 항공 스케줄에 중국발 항공편 확대가 더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루즈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 기항지를 제외하고 제주 체류 일수를 늘리거나, 제주·부산만 기항하는 크루즈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본 노선을 대체해 한국 기항 중심으로 일정이 재편되는 흐름이다.
실제 제주 관광은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제주 방문객 수는 1300만명을 넘어섰다. 제주 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전체 외국인 관광객(195만510명) 가운데 중국인이 72.6%(141만7789명)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난 규모다.
앞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상 무비자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 되면서 제주 여행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견고한 모양새다. 여기에 항공노선 확대가 이어지면서 올해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 활성화로 제주도는 개별여행뿐만 아니라 패키지여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육지 주요 도시와 제주를 잇는 패키지 여행상품이 정착될 경우 제주의 해외 직항노선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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