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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들 TV 안 본다더니"…젊은 고객 뺏기자 결국 '몰락'

입력 2026-01-02 17:26   수정 2026-01-02 17:5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라디오 중심의 음악 소비 방식을 바꾸며 40여 년간 뮤직비디오 시대를 이끌어온 음악 채널 MTV가 영국과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문을 닫았다. 스트리밍이 대세로 자리 잡아 TV 기반 미디어가 쇠퇴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 스트리밍에 밀린 비디오스타
1일(현지시간)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과 피플 등에 따르면 MTV는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송출해오던 24시간 음악 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MTV 음악 채널은 영국 2인조 그룹 버글스의 뮤직비디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마지막 곡으로 내보냈다. MTV는 1981년 개국 당시 첫 곡으로 이 노래를 송출했다. 당시 TV가 라디오 중심의 음악 소비 문화를 대체했음을 상징하는 선곡이었다. 1980~1990년대 초중반 청년기를 보낸 X세대를 ‘MTV 세대’라고 부를 만큼 MTV 영향력은 컸다. 재러드 브라우시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버글스의 노래 제목을 빗대 “스트리밍이 비디오 스타를 죽였다”고 평가했다.

MTV와 모회사 파라마운트는 음악 채널 폐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음악 소비 방식 변화가 결정적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TV에서만 최신 뮤직비디오를 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가 미국 21~27세 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9%가 하루 1시간 이상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2.1%에 달했다. 스포티파이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약 3명 중 2명으로 67.6%였다. 반면 Z세대 3명 중 1명(31.8%)은 케이블TV를 전혀 시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MTV 유료 시청 가구도 2011년 9900만 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말 6700만 가구로 감소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수치도 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인 미국 미디어 대기업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비용 절감 조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스카이댄스와 합병한 이후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주요 시상식을 중단하는 등 지출 축소에 나섰다. 수익성이 떨어진 케이블TV 채널을 정리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에 집중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최근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다만 MTV 브랜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등을 편성하는 MTV 메인 채널은 유지되고, 미국 본토의 일부 음악 채널은 당분간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 오스카도 유튜브로 시청
스트리밍이 전통 미디어를 대체하는 흐름은 미디어산업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다. 1923년 워너가(家) 형제가 설립한 할리우드의 전설적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마저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달 5일 넷플릭스와 인수에 관한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사업 부문을 720억달러(약 104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HBO 맥스까지 품을 경우 미디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시상식 중계 방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영화계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은 2029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오스카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구글 유튜브와 다년간 중계 계약을 지난달 체결함에 따라 2029년 제101회 시상식부터 2033년까지 유튜브가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게 됐다. 전 세계 시청자는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시상식을 볼 수 있다. 아카데미는 1953년 NBC를 시작으로 70여 년간 미국 지상파 방송을 통해 시상식을 중계해왔다. 2028년 시상식까지는 디즈니 산하 ABC가 중계를 맡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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