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집단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며 반대할 소지가 작지 않은 정책이다. 그런 만큼 앞선 의정 갈등 사태에서 봤듯 자칫 사회적 혼란이 재발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환자는 물론 일반 국민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 개혁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수요까지 충분히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 좌고우면하다가 개혁에 차질이 생기면 미래의 보건의료 안정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면 현안은 지난 정부에서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렸다가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간 의대 증원이다. 앞서 복지부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진통 끝에 2040년 의사 수가 최소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 부족할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놨다. 의사협회 등에서 추천한 의료계 인사가 과반을 차지한 추계위에서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더구나 의료 이용량과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AI) 등 의료기술 발전이 의사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계에 반영하면서 부족한 의사 수가 3주 전 회의 때(최대 1만8739명)보다 크게 줄었다. 그만큼 의사단체 입장이 더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2040년 의사 부족 추계를 고려하면 15년간 의대 정원은 적어도 매년 380~742명 늘어나야 한다. 과거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대 감축 인원이 351명이었고, 2023년 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제안한 적정 증원 규모가 35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사단체도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의료계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의대 증원과 의료 개혁에 협조하고 정부도 거대 직역집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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