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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디젤' 업고 V자로 날아오른 정유사들

입력 2026-01-02 17:36   수정 2026-01-03 00:52

작년 상반기 1조원대 적자를 낸 국내 정유업계 실적이 하반기 이후 ‘V자형’으로 반등했다. 디젤(경유)의 정제마진이 배럴당 30달러에 달하는 ‘골든 디젤’ 현상이 실적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의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기준 배럴당 20달러를 돌파했다. 복합 정제마진이 20달러를 넘은 건 2년여 만이다. 특히 경유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유 정제마진은 30달러를 넘어서면서 전체 마진의 평균을 끌어올렸다. 국내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유가 귀한 몸이 된 배경에는 글로벌 경유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경유는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이유로 그동안 각국 탄소중립 정책의 제1 타깃이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경유 중심 생산설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축소했고, 노후 설비 재투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수요가 늘자 공급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겨울철 난방용 수요 등 계절적 요인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항공유와 경유는 끓는점이 거의 비슷해 ‘중간 유분’으로 불린다. 항공유 생산이 늘어나면 경유 생산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골든 디젤’이 견인한 정제마진 호조는 국내 정유 4사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에쓰오일은 작년 4분기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 부문의 압도적인 개선세에 힘입어 4분기 3000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3000억원대,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상반기 총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정유 4사가 4분기에만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실적 개선 흐름은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공급 시설 부족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수요 급증도 에너지 전반의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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