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국내 증시에선 대형주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가 일제히 불기둥을 세웠다. 반도체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지면서다.
지난해 75% 넘게 뛴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기업 약진, 정부의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내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4배에 불과해 신흥국 평균(1.9배)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꼽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27% 상승한 4309.63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거래일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건 1983년 코스피지수가 발표된 이후 다섯 번째라는 게 한국거래소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7.17% 급등하며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다. 역대 1월 첫 거래일 상승률 중 4위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의 극심한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며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자 반도체 대형주가 급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소부장 업종이 동시에 뛰면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테스(19.42%), 원익IPS(17.82%), 원익머트리얼즈(11.17%), 테크윙(11.14%) 등이 대형 반도체주와 키 맞추기에 나섰다.
미국 위탁생산(CMO)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셀트리온이 11.88% 급등하며 바이오주 강세를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다.
로봇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6’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을 핵심 주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져 현대무벡스(26.13%), HL만도(11.41%), 레인보우로보틱스(4.89%) 등이 많이 뛰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75% 넘게 급등했지만 PBR 기준으로는 여전히 1.4배에 불과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 실적 추정치 역시 눈에 띄게 상향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71개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계는 302조원으로, 3개월 전 대비 24.8% 급증했다.
AI 데이터센터 붐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반도체 랠리도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체결한 올해 HBM3E 공급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인상했다”며 “올 2분기부터 양산될 HBM4 가격은 HBM3E 대비 28~58%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지속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으로 상반기까지 4800~4900선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와 로봇, 고배당주도 눈여겨봐야 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피지컬 AI 테마가 부상하면서 로봇 자회사를 둔 현대자동차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리배당 정책이 시행되면 지주사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반도체 랠리가 무한정 이어질 것으로 맹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는 “빅테크의 AI 투자가 조금만 둔화되거나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 국내 반도체주와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성미/류은혁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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