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비야디(BYD)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에서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전기차에서도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차이나 쇼크’가 현실화했다.
BYD는 지난 1일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225만6714대로 전년보다 27.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BYD는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테슬라는 아직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작년 3분기까지 122만 대를 파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 판매량은 42만2850대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164만 대 수준에 그친다.
BYD는 전기차 생산량 기준으로는 이미 2024년 테슬라를 앞질렀지만 판매량 기준으로는 176만 대로 179만 대를 판매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BYD는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를 모두 포함한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지난해 총 460만2436대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BYD는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향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해 지난해 차량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외 판매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BYD 외에 지리차, 상하이차, 창안차, 체리차 등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둔화하면서 중국의 시장 장악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美·유럽 속도 늦출 때, 中 가속…가성비 넘어 프리미엄 눈돌려

중국 전기차 업체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무역 장벽에도 2030년까지 내연차를 포함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5%로 추정된다. UBS 전망대로라면 5년 내 중국 차의 시장점유율이 두 배가량 뛴다. 전기차 속도 조절에 나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빈틈을 파고들며 중국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의미다.
중국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차에선 미국, 일본, 유럽, 한국 자동차 메이커에 현격히 뒤진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광의의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점유율은 63.7%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상위 10개사 중 BYD, 지리차, 상하이차, 창안차, 체리차 등 5곳이 중국 업체다.
이는 중국이 선진국과 게임이 안 되는 내연차 경쟁을 포기하고 과감히 전기차에 올인한 결과다. 중국 전기차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BYD가 지난해 4월 한국에 선보인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는 상위 트림 기준 3300만원(보조금 제외)이다. 동급 모델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 ‘EV3’는 4000만원대다.
방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영향도 크다. 내수 시장에서 벌어지는 출혈 경쟁을 피해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 태국, 브라질, 헝가리 등에 현지 생산 공장을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는 현재 20%인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올해는 해외시장 공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전기차 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해 외교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점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기술과 공급망, 정치적 관계를 선점하고 있다.
이런 바탕 위에 중국 전기차 업체는 최근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기차’라는 꼬리표를 떼고 인테리어와 자율주행 기능 등에 집중하면서 프리미엄 시장도 파고들고 있다.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화웨이의 프리미엄 세단 마에스트로 S800은 중국 본토에서 2145대 팔렸다.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포르쉐 파나메라, 벤츠 S클래스 등을 제치고 월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 차량은 화웨이가 디자인·내부 전장 시스템을, 중국 장화이차가 생산을 맡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개별 국가의 시장 점유율 다툼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업체 간 과열 경쟁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를 뒷받침해온 각종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데다 신차가 쏟아져 중국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며 “각국의 (보호무역 등) 정책적 대응도 중국 전기차 업체의 시장 확대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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