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를 마쳤다. 식탁 위엔 오븐에서 갓 나온 크루아상과 우유가 올라와 있다. 옆엔 자동차 키, 프리젠테이션용 리모콘이 준비된 상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전날 짜놓은 식사 계획에 따라 미리 음식을 준비한 뒤 일정을 파악해 출근길 준비물을 올려둔 것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그간 썼던 수건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홈로봇이 빨래바구니에서 세탁물을 꺼내 세탁기를 돌린 다음 수건을 개켜 정리한 덕이다. 홈로봇은 청소로봇이 작동하는 동안 청소 동선에 있는 장애물도 미리 치운다.
사용자 일상도 관리한다. 사용자가 홈트레이닝을 위해 아령을 들면 횟수를 세어주면서 일상적인 소통을 이어간다. 상황을 복합적으로 인식하고 거주자의 생활양식을 학습할 뿐 아니라 정교하게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LG 클로이드는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란 궁극적 목표를 실현하려는 LG전자가 본격적으로 내딛은 첫걸음이다. LG전자는 그간 집안일 부담을 덜어낼 수 있도록 AI 편의기능을 갖춘 가전제품과 새로운 AI 기능을 꾸준히 제공하는 UP가전, 구독 서비스 등에 공을 들였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이 달린 몸체, 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하체로 구성된다. 허리를 세우는 각도를 조절해 105㎝부터 143㎝까지 키 높이를 스스로 바꾼다. 약 87㎝ 길이 팔로 바닥이나 높은 곳에 있는 물체를 잡을 수도 있다.
몸체에 달린 두 팔은 총 7가지 구동 자유도로 움직인다. 어깨·손목은 앞뒤, 좌우, 회전 등 각각 3가지 방식으로 움직인다. 팔꿈치는 굽혔다 펴는 1가지 방식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다. 이는 사람 팔의 움직임과 동일한 수준이다. 5개 손가락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관절을 갖췄다. 인체에 최적화된 거주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이유다.
하체엔 청소로봇·AI 홈 허브 Q9·서빙로봇·배송로봇 등을 통해 발전시켰던 휠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됐다. 무게중심이 아래쪽에 있어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갑작스럽게 매달려도 균형을 쉽게 잃지 않는다. 위아래로 흔들림이 적어 정교하고 자유로운 상체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이족 보행보다 가격 접근성이 높아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기술을 적용했다.
머리는 이동형 AI홈 허브로 개발된 Q9의 역할을 수행한다. 로봇 두뇌인 칩셋, 디스플레이·스피커, 카메라와 각종 센서, 음성 기반 생성형 AI 등이 탑재됐다는 설명이다. 인간과 언어·표정으로 소통하고 거주자의 생활약식과 주변 환경을 학습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집 안 가전을 제어한다.

VLM·VLA 기술에 LG전자 AI홈 플랫폼 '씽큐', 허브 '씽큐 온', 가전제품 등이 결합하면 홈로봇 서비스 범위가 대폭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가족 구성원과 씽큐 앱으로 나눈 메뉴 관련 대화를 기반으로 식사 메뉴 계획을 수립하거나 씽큐 온을 통해 확인한 날씨 정보에 카메라로 파악한 창문 개폐 정보를 조합한 뒤 비가 올 때 스스로 창문을 닫는다. 씽큐 앱을 통해 세탁기·건조기를 돌리고 운동복과 수건을 꺼내 챙겨주도록 씽큐 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선 로봇 사업을 위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도 처음 공개한다. 관절(축)을 의미하는 악시스(Axis)에 맥시멈과 프리미엄을 합쳐 고성능 액추에이터란 뜻을 담았다.
액추에이터는 회전력을 만드는 모터,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드라이버,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기 등을 합친 모듈이다.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것. 로봇 제조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피지컬 AI 시대에 유망한 후방 산업 분야다. 가전 사업으로 부품 기술력을 축적한 LG전자 입장에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LG전자는 집안일에 최적화된 실용적 기능·형태를 갖춘 홈로봇을 계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AI 가전과 홈로봇에게 가사일을 맡기는 대신 사람은 쉬고 즐기면서 가치 있는 일에만 시간을 쓰는 AI홈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인간과 교감하며 깊이 이해해 최적화된 가사 노동을 제공하는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비롯해 '제로 레이버 홈' 비전을 향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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