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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살게요" 줄섰다…삼성·하이닉스에 '주문 폭주'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입력 2026-01-05 07:30   수정 2026-01-05 07:43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 300조원 돌파. 꿈 같이 들렸던 전망이 올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추론용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서버용 범용 D램까지 주문이 폭주해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80% 이상, 서버용의 경우 100% 넘게 급등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AI 시대 '전략물자'로 변한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0% 인상 견적에도 고객사 "받겠다"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기업은 주요 고객사와 올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 협상 때 전 분기 대비 '60% 이상' 수준의 가격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공급 부족 상황을 반영한 가격 협상 전략으로 분석된다.

최근 메모리 기업이 H200 관련 중국 신규 수요 등으로 가격이 올라간 HBM3E 생산에 주력하면서, 서버 D램 공급이 더욱 부족해진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미나이, 코파일럿 같은 추론형 AI 서비스가 범용 서버 수요를 높이면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서버 주문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메모리 공급사의 가격 전략을 주요 D램 고객사가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대형 고객사(CSP)들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에 대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 중이고 추론형 AI 수익화가 실현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D램 가격 인상에 크게 반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해 D램 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서버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에 거래된 평균 가격)이 전 분기 대비 60~6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서버 D램 값 65% 오른다
올해 D램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D램익스체인지 기준 전망치는 올 2분기 10~15%, 3분기엔 3~8%, 4분기엔 0~5%다. 지난해 4분기 D램 가격이 폭등한 영향으로 상승률은 점점 낮아지지만, 향후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최근 글로벌 IB들은 이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크게 올려잡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망치는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에 112조2000억원을 제시했고, 지난 2일 씨티는 155조원을 불렀다. 기존 전망(115조원) 대비 34.8% 상향 조정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지난 2일 씨티는 113조1000억원, 모건스탠리는 148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다른 IB보다 SK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모건스탠리는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역대 최고치인 67%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 "AI 시대 구조적 데이터 성장"
두 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최고값(삼성전자 155조원, SK하이닉스 148조원)을 합치면 303조원이다. 올해 합산 영업이익 200조원을 넘어 '300조원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씨티는 "AI 에이전트 사용 증가에 따른 구조적인 데이터 성장과 AI 학습·추론용 메모리 수요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모건스탠리는 "30억달러 규모 중국발 H200 신규 주문으로 HBM3E 12단 제품의 공급 부족 심화가 2026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제이피모건은 "수요 증가, HBM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범용 메모리 클린룸 공간의 한계, 기술 업그레이드에 따른 웨이퍼 소모량 증가라는 구조적 공급 제약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업황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낸드플래시 ASP 상승률을 기존 33%에서 50%로 올렸다. 씨티는 74%, 모건스탠리는 75%로 봤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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