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위산업 수출 4위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닙니다.”석종건 전 방위사업청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에 외교·금융·문화적 역량을 합친 정부 지원이 있다면 작년 5위권 수준이던 한국의 방산 수출은 4위 중국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 글로벌 안보 불안 환경 속에서 한국의 방산은 지금 둘도 없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방산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40억달러(약 34조7000억원)의 무기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95억달러, 세계 10위권에서 지난해 5~6위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2월 방사청장으로 취임해 수출에 일조한 석 전 청장은 지난해 11월 퇴임 후 미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석 전 청장은 “재임 기간 한 달에 한두 번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6대 주 20여 개국을 돌며 정말 바쁘게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 후 수출 협상 중단을 막으려고 ‘우리의 상황은 안정적이다. 믿어달라’고 읍소하며 각국을 돌아다닌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방산 수출 실적에 대해 “대한민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저력과 그동안 쌓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인 능력과 위상이 상대국에 믿음을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석 전 청장은 “한국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방산 수출 4위에 오르기 위해선 중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3개 방산 강국의 지위는 공고하다. 4위인 중국은 중동과 남미, 아시아 등 지역에서 낮은 가격을 무기로 2020~2024년 우리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무기를 수출했다.
석 전 청장은 “중국은 인건비 등 각종 제조원가가 낮은 데다 자국 군을 위한 물량이 많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며 “최근엔 무기 성능도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 등 전통 군수 강국도 각 영역에서 독점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석 전 청장은 “이들 라이벌 국가와의 직접 수주 경쟁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정책과 제도를 다듬어가면 4대 방산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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