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서울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는 소폭 감소한 반면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밀집 지역의 구조적 교통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의회가 발간한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 제50호’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는 연평균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연평균 2.2% 증가했고 대치동 학원가는 연평균 11.6% 급증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대치동 학원가 보행자 사고는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42건에서 2021년 28건까지 줄었지만 이후 급반등했다. 2022년 45건 2023년 60건으로 치솟았고 2024년에도 56건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누적 사고 건수는 16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서울의 다른 대표 학원가인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도 보행자 사고가 늘었다. 다만 목동은 3년간 15건 중계동은 18건으로 사고 규모는 대치동과 큰 차이를 보였다.
사고 피해자 연령대에서도 학원가 특성이 드러났다. 분석 기간 서울 전체에서는 65세 이상이 24.6%로 가장 많았지만 강남구는 21~30세가 26.7%로 최다였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13~20세가 2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의회는 사고 증가 원인으로 도로 구조와 학원 밀집도를 함께 지목했다. 대치동 학원가를 관통하는 도곡로는 왕복 6~8차선의 대로지만 학원 앞 불법 주·정차와 골목 진입 차량이 뒤엉키며 상시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4년 기준 서울 학생 1만명당 사설 학원 수는 191.7곳인 반면 강남구는 421.2곳으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대치동에만 학원 1422곳이 몰려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의 사각지대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초등학교는 보호구역 지정률이 사실상 100%에 가깝지만 학원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치동 학원가에는 총 18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이 지정돼 있으나 학원 13곳은 통학로가 지정되지 않아 CCTV 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는 대치동 학원가 보행 안전 개선을 위해 단기·중기·장기 과제를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학원가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 규제 적용과 교통안전시설 확충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를 주문했다. 중기적으로는 시간대별 위험 요인에 따라 관리 강도를 차등화하고 보행 안전구역 운영 기준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불법 주·정차와 보행 공간 침범 개인형 이동수단 방치 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남구도 대응에 나섰다. 학원가 일대 버스정류장 6곳에 주정차 금지 표지판을 설치하고 노면 표시를 강화했다. 경찰 교육청 학원단체와 함께 등·하원 시간대 승용차 이용 자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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