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쌀값이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확기(10월~12월) 국내 쌀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여파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확기 쌀값은 한 가마(80kg)당 평균 23만940원이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며 전년 동기간 대비 25% 급등한 수치다. 평년과 비교해도 16.2% 높은 수준이다. 평년은 풍년도 흉년도 아닌 보통 수확을 올린 해를 뜻한다.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은 40kg당 8만16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공비축미는 정부가 비상시에 대비해 비축하는 쌀이다. 작년 공공비축미 매입가는 40kg에 6만3510원이었다. 비축미 매입가는 소매가와 정부 재정에 영향을 끼친다. 1조900억원이었던 2024년 공공비축미 예산은 지난해 1조1600억원으로 6% 증가했다.
수확기 직전 공백기인 7~9월에 ‘단경기 쌀값’이 오른다. 단경기는 묵은쌀이 떨어지고 햅쌀이 나오는 시기다. 작년 농림부는 수확기가 되면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 여러 차례 말했다. 10월이 다가와도 쌀값이 하락하지 않자 정부는 8~9월에 공공비축미 5만5000t을 ‘대여’ 형태로 방출했다. 정부 쌀을 빌려 판매한 업체들은 올해 3월까지 정부에 반납해야 한다.
정부의 이런 시도에도 쌀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쌀값은 2024년 동월(9월~12월) 대비 약 20%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1년간 쌀값 상승률은 7.7%로 2021년(9.4%) 이후 최고치다. 작년 쌀값은 1975년 데이터처 첫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계속되는 쌀값 가격 상승 속에서 정부의 대책에 비판이 따른다. 지난해 쌀 초과 생산량은 약 13만t이다. 하지만 공공비축 45만t에 시장격리 10만t을 합친 55만t의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시장격리는 초과 생산·가격 하락 시 정부가 쌀을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함으로써 가격 급락을 막는 조치다.
초과 공급이 발생하면 가격이 하락한다. 하지만 정부가 쌀 비축과 격리를 통해 쌀값을 지키다 보니 쌀값도 잡히지 않는다고 풀이된다. 오는 8월 양곡관리법이 시행되면 정부의 쌀 격리 의무가 강화된다. 이런 경우 공급과잉에도 쌀값은 계속 오를 수 있다. 양곡관리법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서 국민경제 및 식량안보를 살리는 목적을 갖는다.
도소매가격의 상승은 식당들에게 영향을 준다.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밥값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경우에는 덜 신선한 쌀을 섞어 맛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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