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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協 "AI기업의 저작물 '선사용 후정산'은 불공정 권리침해"

입력 2026-01-05 15:16   수정 2026-01-05 15:27

한국신문협회가 인공지능(AI) 모델의 저작물 학습에 광범위한 저작권 면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담은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이하 위원회)의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이하 AI액션플랜)을 두고 “창작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공정한 방식”이라며 5일 재검토를 촉구했다. 협회는 지난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위원회에 전달하고 각종 안전장치를 통해 AI기업과 저작권자와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I액션플랜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의 국가 AI 전략 로드맵이다. ‘AI혁신 생태계를 조성’ ‘범국가 AI기반 대전환’ ‘글로벌 AI기본사회 기여’ 등 3대 정책축을 바탕으로 12대 전략분야 98개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AI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2030년까지 각종 물리적 기기에 AI를 담은 피지컬 AI 분야 세계 1위 달성, AI기반의 K콘텐츠 창·제작 활성화 등 구체적인 목표도 담겼다. 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액션플랜을 발표하고, 이튿날부터 지난 4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협회가 AI액션플랜에서 문제 삼는 지점은 32번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물 활용 및 유통 생태계 활성화’ 항목이다. AI모델의 저작물 학습을 폭넓게 허용하는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상반기 내 ‘AI기본법’ 개정안 또는 ‘AI특별법’ 제정안 마련, AI 생성콘텐츠의 저작물 지위 정립 등을 권고했다. 협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창작자에게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도 AI 학습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선(先)사용 후(後)보상’ 방안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을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저작권의 핵심은 권리자가 저작물 이용 여부를 사전에 결정할 권리”라고 비판했다. 원하지 않는 용도로 저작물이 활용됐을 경우 이 사실을 사후에 알게 된 저작권자는 실질적인 거부권을 박탈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AI기업이 ‘어떤 저작물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어느 모델에 활용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보상금은 AI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준으로 과소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저작물 가치하락과 창작자 생존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생성AI의 무분별한 뉴스 콘텐츠 학습도 공정 이용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국회가 AI산업의 데이터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TDM(텍스트·데이터 마이닝) 면책조항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경우 원저작물의 시장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회 측은 “뉴스는 취재, 팩트체크, 교열 등 전문적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며 “고품질 데이터에 대한 대가 지불 없는 무단 사용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일본 등 TDM 면책 규정을 도입한 국가들조차 ‘AI훈련 면책’을 허용한 나라는 없다”며 “오히려 AI의 무분별한 데이터 학습을 통제하고 뉴스 콘텐츠에 대한 보상이나 권리자의 통제권(옵트아웃) 등 강력한 안전장치를 통해 저작권자와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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