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6일 14: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드라마 제작사들과 유명 연예인인 유재석 씨의 소속사인 안테나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자회사들과 IP(지적재산권) 인수를 검토해 오던 쿠팡이 최근 관련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대만 등 신규 시장 진입에 활용하기 위해 K콘텐츠 역량을 확대하려했지만 사상 초유의 정보유출 사태로 어려움에 빠진 결과다. 다만 카카오엔터와 쿠팡플레이 양 측은 "사실 무근으로 매각 및 인수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쿠팡은 카카오엔터로부터 일부 컨텐츠와 IP를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카카오 본사와 물밑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드라마제작 자회사 등 미디어 부문 자산과 연예기획사 등 일부 IP의 매각이 검토됐다. 거래 대상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유희열 씨가 최대주주이고 유재석 씨가 3대 주주인 안테나가 보유한 IP들도 거론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외에도 드라마 '킹덤'과 '폭싹 속았수다'를 제작한 바람픽처스와 영화 신세계와 드라마 '최악의 악'을 제작한 사나이픽처스, 가수 아이유 씨 등이 속한 이담엔터테인먼트와 배우 이병헌 씨 등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쿠팡 측은 현재 시장 진입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대만 등 해외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IP들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대만을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점찍고 2021년부터 진출에 나섰다. 인구 밀도가 높고 5G 통신 인프라가 완비돼 한국처럼 로켓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좋은 점이 반영됐다. GDP 성장률이 한국을 앞설 정도로 구매력이 좋은 시장인 데다 이커머스 침투율이 아직 11%대로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인 점도 매력 요인이었다.
K콘텐츠는 쿠팡의 시장 안착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상정됐다. BTS와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K팝에서부터 사랑의 불시착, 더 글로리, 눈물의 여왕 등 드라마까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카카오엔터로부터 IP를 인수해 자체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의 제작 역량을 키우고, 이를 로켓배송 등 '와우 멤버십'과 연동하는 락인 전략을 해외에서도 선보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카카오 입장에서도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였던만큼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수사와 핵심 임원인 이준호 씨가 보유하던 바람픽처스의 고가 인수 등 논란으로 상당한 경영 리스크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엔 전체 경영권 매각을 물밑에서 검토해오다 8월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드라마 제작사와 연예 기획사 등을 사들이며 무리한 확장 탓에 한때 계열사 수가 30여곳까지 늘었던만큼 본사 차원에서 미디어부문의 구조조정은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하지만 양 측의 논의는 지난해 11월 초유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완전 중단됐다는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도 매각 대신 자체적인 군살빼기에 나섰다. 청산 절차를 밟은 로고스필름 등이 대표적이다. 양 사간 협상 여부에 대해 카카오엔터 측은 "매각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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