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들이 자국 증시 강세를 순매도 후 미국 주식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현상이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자국 통화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개인은 지난해 11월까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주식 및 연관 투자신탁 3조8000억엔(약 35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간 기준으로 2014년(5조5800억엔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증시 대표지수인 토픽스 지수는 지난해 25% 상승했다.
상승장을 외면한 자금은 해외주식에 몰렸다. 투자신탁을 통한 해외 주식 순매수는 지난해 11월까지 6조3300억엔으로 2024년(9조4000억엔)에 이은 역대 2위로 집계됐다. 지난해 토픽스지수가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 지수보다 12%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개인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을 보다 유망한 투자처로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도입된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투자 지역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자 일본 내 해외주식 투자 인기는 급등했다. 엔화가 2022년 이후 약세를 보이면서 개인이 비과세 혜택과 투자수익, 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망한 투자처로 미국 주식을 주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해외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유출이 이어지면서 엔화 약세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다시 싱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화전략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유출이 전례없는 수준”이라며 “엔화는 신NISA 도입 이후 과거보다 각종 변수에 더 오래, 더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권에선 개인 자금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에 몰린 만큼 이들이 조정을 받으면 국내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시구로 히데유키 노무라증권 수석투자전략가는 “AI관련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대규모 매도에 취약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올해는 투자자들이 지역별 자산배분을 고민해야 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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