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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외길 걷는 '찰고무 키보드', 항공기용 마우스 국산화

입력 2026-01-05 17:17   수정 2026-01-06 02:14

항공기와 선박은 이동 시 흔들리기 때문에 마우스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게 트랙볼이다. 당구공 형태의 고정된 마우스를 손가락으로 돌려 화면 커서를 움직이는 도구다. 장갑을 낀 채 작동해야 하는 의료용 초음파 기기도 트랙볼을 쓴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트랙볼을 국산화한 기업이 경기 파주시 조리읍의 강소기업 찰고무 키보드다. 김형운 찰고무 키보드 대표(사진)는 5일 “트랙볼을 생산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국내 초음파 진단기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최근 군용 항공기와 레이더용 트랙볼을 개발해 조달청 승인을 따냈다”고 밝혔다.

1994년 설립된 찰고무 키보드의 주력 제품은 회사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실리콘 키패드다. 컴퓨터 자판을 비롯해 가전제품과 차량 등의 딸깍딸깍 눌리는 물리적 버튼에 들어가는 온갖 종류의 실리콘 고무 제품을 생산한다. 사업 초기엔 노래방 리모컨과 디디알(DDR)에 들어가는 실리콘 패드를 생산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현재 내외장 키패드, 레이저 마킹 키패드 등을 제조해 250여 개 고객사에 공급한다.

찰고무 키보드는 신사업으로 ‘공장 안전용 풋스위치’를 개발해 양산 준비 중이다. 풋스위치는 제조 현장 안전지대에서 작업자 등이 밟으면 공정이 멈추는 안전장치다. 수입품을 사용하던 국내 대기업의 의뢰로 최근 개발을 마쳤다. 김 대표는 “DDR 키패드 생산 경험을 살려 풋스위치에 응용했다”며 “중대재해를 예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설비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력 관리를 위해 사육하는 소의 귀에 부착하는 ‘이어 태그’도 스타트업과 협업해 개발했다. 기존 플라스틱 재질 수입 태그가 자주 파손되면서 실리콘 재질로 대체한 제품이다. 월 10만 개 생산이 목표다. 김 대표는 “연간 100만 마리가 도축되는 만큼 시장성이 풍부하다”며 “수입품을 대체하는 건 물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찰고무 키보드는 지난해 1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사업 확장에 힘입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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