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은 산업계뿐 아니라 농업계의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정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그리고 AI 학습 데이터로 무장한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는 옥수수밭을 훑고 다니며 잡초에만 제초제를 살포한다. 이제 막 싹을 틔운 옥수수를 밟는 ‘실수’는 없다. 고라니 같은 동물이 갑자기 뛰어들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미국 농기계 기업 존디어가 ‘CES 2026’에서 선보이는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8R’이다. 주어진 명령만 수행하는 기존 모델과 달리 스스로 위험 상황을 판단하고 해법을 찾는다. ‘피지컬 AI’(로봇 등 기기에 장착된 AI)가 농기계도 접수한 셈이다.
올해 CES에는 피지컬 AI가 적용된 산업용 모빌리티가 대거 출품됐다. 일본의 구보타는 과수원, 하우스와 같은 복잡하고 좁은 환경에서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소형 자율주행 트랙터를 공개한다. 카메라와 센서, 학습된 AI가 실시간으로 나무의 높이를 잰 뒤 차체 높이를 조절해 사람처럼 몸을 숙여 지나다닐 수 있다. 좁은 나무 사이를 통과할 때도 나무 사이의 간격을 측정해 나무에 달린 과일 등을 떨어뜨리지 않고 빠져나간다. 24시간 작업을 할 수 있고, 같은 면적의 땅에 더 많은 작물을 심을 수 있다.
미국 캐터필러는 집채만 한 크기의 ‘자율주행 광산 트럭’을 공개한다. 라이다와 레이더를 통해 작업 진척 정도에 따라 바뀌는 광산 지형과 노면의 밀도, 미끄러운 정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비가 와서 진흙이 된 구간이나 급경사에선 AI가 엔진의 출력과 제동력을 알아서 조절한다. 흙을 실을 때도 AI가 굴착기의 움직임을 예측해 최적 위치로 트럭을 후진시킨다. 사람이 일일이 신호를 보내 후진 가이드를 할 필요가 없다.
두산밥캣은 온디바이스 AI(기기 내에 탑재된 AI)가 들어간 소형 트랙터 ‘AT450X’를 공개한다. 클라우드 연결 없이 기계 내부에서 즉각 연산하는 온디바이스AI 덕분에 통신이 안 되는 오지에서도 AI 기능을 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용 모빌리티에 들어간 AI는 사고를 줄이는 데 포커스를 맞췄지만, 이제는 작업 효율화를 돕고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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