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등 5개 노동법률단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행령이 간접고용(하청) 노동자의 자율 단결권을 파괴하는 칼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령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해 법의 취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원·하청 노조 모두가 원칙적으로 단일화 대상이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청 노조를 단일화 대상에서 빼고, 100개 하청 노조가 존재한다면 100번의 원청 교섭이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제계는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한국공인노무사회가 주관한 ‘2026년 노사관계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노란봉투법 개정에 따른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와 노사 분규 증가로 노사관계에 큰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개별 하청의 교섭 요구를 원청 사용자가 일일이 응대하는 것은 서로에게 소모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섭단위 분리제도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이 제도는 하청뿐 아니라 원청 노조에도 적용되는데, 당사자 의사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원청 노조들이 단일화를 깨고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어 원청 사용자의 우려가 크다.
실무 차원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호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은 “시행령에는 노동위원회가 최대 20일 범위에서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확인해 줘야 한다”며 “현재도 이런 법적 판단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행령과 관련해 국회가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노란봉투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될 때도 졸속 입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시행령을 마련할 때에라도 다양한 부작용을 예상해 대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애초에 집 짓는 순서가 거꾸로 된 만큼 시행령만을 탓할 수도 없다”며 “교섭에 응하지 않은 기업의 형사 처벌을 완화하는 등 지금이라도 다른 보완·독려 정책을 꺼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