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최근 반전 조짐을 보인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에 맞춰 진행되는 삼성전자 '더 퍼스트룩' 행사를 통해 사전 공개되면서 테크 덕후들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CES 전시·프레스 콘퍼런스 통합 행사인 더 퍼스트룩 직후 별도 마련된 단독 전시관에서 신제품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제트 봇 콤보'를 공개했다. 공개 직후 이곳에선 한 테크 크리에이터가 신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고 있었을 뿐 아니라 여러 관람객이 몰려 사진 촬영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앞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CES를 통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섭씨 100도의 고온 스팀과 한층 더 강화된 흡입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문턱도 4㎝ 높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공개된 신제품은 예측을 뛰어넘었다. 일단 섭씨 100도 고온 스팀 기능을 갖췄다는 점은 기존 예상과 동일했다. 신제품은 100도 고온 스팀으로 물걸레를 99.999% 살균한다. 이 때문에 로봇청소기 물걸레용 세제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제트 봇 콤보는) 세제가 필요 없다"며 "불쾌한 냄새를 줄여 걸레를 위생적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바닥에 있는 물체와 액체를 지능적으로 식별해 청소를 진행하거나 이를 회피하는 기능도 갖췄다. 모서리와 벽을 감지해 사각지대 없이 청소를 진행할 수도 있다. 또 당초 4㎝ 높이 문턱을 극복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높은 최대 6㎝ 문턱·매트를 막힘 없이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건습식 로봇청소기 평가에서 최고의 제품에 선정됐을 당시 이 제품은 흡입력이 10W(와트)로 알려졌다. 이날 실제 공개된 흡입력도 10W였다.
삼성전자는 CES 단독 전시관에서 이를 증명하듯 신제품을 이용해 10㎏짜리 케틀벨을 흡입력으로 들어올리는 모습을 시연했다. 관람객들과 테크 크리에이터들은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놀라워하는 표정을 보였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그간 바닥 물걸레 청소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수요에 대응하지 못해 안방을 중국 기업에 밀리는 모습마저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시 호감을 얻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경닷컴이 뉴엔AI의 '퀘타아이'로 지난해 1월부터 12월24일까지 온라인상에서 '로봇청소기'가 포함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언급량(6만5984건)이 국내 시장 1위인 중국 로보락(4만3373건)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온라인상 정보를 종합하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로봇청소기를 "내구성이 좋고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좋지만 가성비가 아쉽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으로 바닥 청결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신제품 기능에 맞는 가격만 적정 수준에서 책정된다면 사후서비스(A/S), 보안 신뢰도 면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가 안방 탈환에 성공할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물걸레 세척·건조 기능을 갖춘 '비스포크 AI 스팀' 뒤늦게 출시하고도 같은 해 2~4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 약 30%를 기록했다는 자체 추산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엔 "올해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지난해 연간 시장 점유율이나 경쟁구도 변화상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라스베이거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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