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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증 치료비 보장 줄여 보험료 대폭 낮춰…'5세대 실손' 나온다

입력 2026-01-06 16:27   수정 2026-01-06 16:29

비중증 치료의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를 대폭 낮춘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올해 시장에 출시된다.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장을 차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 약 36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올해 평균 보험료는 7.8% 인상된다. 특히 2021년 7월 도입된 4세대 실손 가입자(약 525만 명)의 보험료는 평균 20% 뛴다. 일부 의료진의 과잉 진료와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의료 쇼핑이 맞물리며 보험료 ‘인상 쇼크’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보장 범위 좁히고 부담 낮춰
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출시 예정인 5세대 실손보험은 비중증·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률이 현행 30%에서 50%로 상향되고, 연간 보장 한도는 1000만원으로 축소되는 게 특징이다. 도수치료 등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은 보장에서 제외하는 반면, 암이나 뇌혈관 질환 등 중증 비급여 보장은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보험업 감독규정 및 시행세칙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5세대 출시와 함께 1·2세대 가입자를 위한 ‘선택형 특약’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개인의 필요에 따라 불필요한 보장을 제외해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기존 1·2세대 계약을 보험사가 다시 사들이는 ‘계약 재매입’ 방식도 추진된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가 논의 중인 이 방안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와 받은 보험금의 차액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형태다. 예컨대 1·2세대 가입자가 보험료로 1000만원을 냈으나 받은 보험금이 300만원이라면, 차액인 700만원을 돌려받고 5세대로 전환하거나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재매입 가격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정해진다. 강제성이 없는 소비자 선택 사항이어서 가입자는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유지나 매각을 결정하면 된다.
◇ 실손 적자 해소될까
기존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가 산출한 올해 조정률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료는 평균 20% 인상된다. 재작년(1.5%)과 작년(7.5%)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누적 인상률은 46.3%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2년 14.2% △2023년 8.9% △2024년 1.5% △2025년 7.5% △2026년 7.8% 등 단 한 차례의 쉼표 없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보험료 인상폭은 가입 시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 2009년 9월 이전 가입자인 1세대(638만 명)는 평균 3%, 2세대(1552만 명)는 평균 5% 오른다. 반면 3세대(804만 명)는 16%, 4세대는 20%로 인상폭이 훨씬 가파르다. A보험사 기준 40세 남성의 4세대 보험료는 월평균 1만4570원에서 1만7480원으로 올라 연간 약 3만5000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이처럼 보험료가 급등하는 근본 원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에서만 매년 1조~2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합산비율은 110.6%로,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과 사업비가 더 많다. 정부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과잉 진료를 차단하기 위해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더불어 관리급여 도입 등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가입자의 무분별한 의료 이용과 비급여 과잉 진료가 결국 선량한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며 “이번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계약 재매입 제도가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가입자 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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