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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박4일 느긋한 일정 만들어줘"…AI에게 물었더니 [트래블톡]

입력 2026-01-06 21:12   수정 2026-01-06 21:19


"4살 아이와 함께 하는 제주도 여행 3박4일 일정 만들어줘. 아침에는 느긋하게, 갑자기 비오는 날에도 대체할 수 있는 여행지를 포함해서."

여행 준비 과정이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간은 여행지 검색과 가격비교를 반복한 뒤 예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필수였다면 최근에는 이처럼 한 줄의 문장만 넣으면 여행의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는 인식이 생겼다. 챗GPT, 제미나이 등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여행자의 상황을 이해해 일정은 물론 항공권과 숙소, 관광지를 함께 제안하고 결제 단계까지 지원하는 덕분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행 소비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검색과 비교를 반복하던 방식은 대화형 AI가 확산한 이후 '완벽한 여행을 설명하는 문장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만족도 높은 후기가 쏟아지면서 AI는 여행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고, 올해 여행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관광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듀얼리즘'(D.U.A.L.I.S.M)을 제시했다. 기술과 감성, 위기와 적응, 럭셔리와 실속 등 상반된 가치가 공존하며 새로운 여행 경험을 탄생시키는 '이원적 관광' 시대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D'는 AI 트립 버틀러, 여행자의 감성을 읽는 기술인 '디지털 휴머니티'(Digital Humanity)다. AI 기술이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여행자의 감성을 읽는 조력자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공사는 예약과 정보 탐색 등 번거로운 과정은 AI가 맡고, 여행자는 절약된 시간을 오롯이 감성적 경험과 인간적 교류에 집중하는 여행 형태가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가 제시한 키워드 '모멘텀'(M.O.M.E.N.T.U.M)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여행의 기준이 가격이나 목적지를 넘어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 기술 경험, 관계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 번째 키워드 'M'(My AI Companion)은 AI가 여행 보조 수단을 넘어 '여행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 활용에 능숙한 여행객은 물론 일반 여행객에게도 AI가 여행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여행 예약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화형 AI에 여행 조건을 입력하면 일정표가 완성되고, 항공·숙박·입장권이 함께 제안된다. 추천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여행자는 직접 비교하기보다 AI가 선별한 상위 몇 개의 선택지에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AI가 웹 탐색과 클릭, 입력 대신 수행하는 구조는 여행 산업 전반의 자동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온라인 여행사(OTA)에서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까지 꼽힌다. 가격과 재고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경쟁력의 기준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보유했는가'가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는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의 71%가 개인화된 경험을 기대하고, 개인화에 뛰어난 회사가 경쟁사보다 40% 더 많은 수익을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야놀자는 오픈AI, 구글 클라우드, AWS 등과 협력해 가격 예측, 초개인화 추천, AI 컨시어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대화형 AI 'AI 노리'를 통해 여행 탐색 단계부터 플랫폼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투어 역시 AI 상담 서비스 ‘하이(H-AI)’를 통해 여행 전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플랫폼은 더 이상 중개자가 아닌 여행의 설계자이자 큐레이터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의 높은 활용도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의 취향과 행동 데이터는 향후 새로운 여행 상품 개봘과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업계 전반에서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 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같은 일정이라도 항공편, 숙소, 각종 옵션에 따라 차이가 커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많다"며 "AI는 고객 취향과 예산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 여행 준비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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