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기발랄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클래식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SNS로 팬과 소통하고 체스 대회에 출전하며, 연애 소식도 대중과 공유한다. 피아노에 갇히지 않고 더 넓은 세계에서 음악적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가 열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피아니스트 이혁(26)·이효(19) 형제가 보여준 모습은 소통에 열린 세대의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신년 음악회’를 위해 잠시 귀국한 형제를 최근 만났다.
쇼팽 콩쿠르 결선 진출 무산에도 이혁은 담담했다. 그는 2022년 롱티보 콩쿠르 1위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효 역시 지난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실력자다. 이혁은 “음악은 수학이나 스포츠가 아니지 않나”라며 “처음부터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고 답했다. 이효 또한 “우리 음악을 전 세계 청중과 공유할 수 있기에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형제는 상반된 음악적 색채를 지닌 ‘매력적인 듀오’다. 이혁이 세밀한 감정과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쇼팽·라흐마니노프형’이라면, 이효는 리스트처럼 직선적이고 화려한 면모를 지녔다. 이효는 “형은 섬세함에선 쇼팽 같지만, 큰 스케일의 곡을 연주할 땐 라흐마니노프 같다”며 “서로 다른 색깔이 듀오 무대에서 시너지를 낸다”고 설명했다. 음악 스타일은 다르지만 성격은 닮았다. 둘 다 밝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한다. 형제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효는 “문제가 생기면 대화로 풀고, 취향이 비슷해 논쟁할 일조차 없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7일 예술의전당 ‘신년 음악회’ 무대에서 바흐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본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하프시코드로 편곡한 곡으로, 형제는 “밝고 투명한 선율이 새해의 시작과 닮아 바흐를 택했다”고 전했다. 오는 2월 이효가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5월에는 두 형제가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풀랑크 피아노 협주곡으로 듀오 무대를 선보인다. 해외에서는 독일 라인가우 페스티벌, 바르샤바 베토벤 페스티벌, 파리 루이비통재단 공연 등 굵직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두 형제가 추구하는 음악은 뭘까. 이혁은 “피아니스트는 작곡가의 의도를 현대 청중에게 전하는 대변인”이라며 “작곡가의 의도를 깊이 연구하되 나만의 색깔을 담아 마음에 닿는 연주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효는 “음악은 삶의 동반자이자 감정의 매개체”라며 “제 감정을 확실히 알고 이를 청중에게 진실되게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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