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생존 게임’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 유지 요건을 기존 시총 ‘40억원 이상’에서 ‘150억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한 데 따른 것이다. 기준선에 못 미치는 상태가 지속되면 증시에서 쫓겨난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소형 상장사들은 주가 부양에 온갖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에게는 기회 및 위험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전망이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주어지는 유예 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퇴출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시총 기준은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2027년부터는 ‘200억원 이상’, 2028년부터는 ‘300억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거래소는 시총 600억원 미만 기업에 적용되는 매출 요건도 상향한다. 이 요건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내년부터는 매출 요건이 현행 ‘3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 역시 2028년 ‘75억원 이상’, 2029년 ‘100억원 이상’으로 점진 상향될 예정이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시총 150억원 미만(스팩·우선주 제외)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총 23곳이다. 시장 관계자는 “증시에서 퇴출되면 투자 유치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돈줄이 마른 기업에 상장폐지는 ‘사형 선고’와도 같다”며 “위기에 놓인 상장사들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당수 기업의 주가 부양 노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내년부터 관련 기준이 꾸준히 강화되는 만큼 올해 시총 150억원을 넘기더라도 퇴출되지 않기 위해선 2년 후까지 다시 시총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시장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크면 투자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의 획기적인 개선이나 사업 구조 개편 없이는 주가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상장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실제 주가 상승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상장사를 늘리는 양적 성장보다 시장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부실 기업을 빠르게 퇴출해 코스닥시장을 잠재력 높은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다. IB업계 관계자는 “껍데기만 유지 중인 기업을 퇴출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퇴출을 피하기 위한 상장사들의 주가 부양 시도로 단기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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