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무대에 오른 자동차는 한 대도 없었다.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하는 ‘피지컬 AI’ 제조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이 반영된 무대 연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단한 글로벌 공급망과 제조 전문성도 빅테크와 차별화되는 현대차그룹만의 강점이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학습→제조’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밸류체인을 모두 갖췄다는 얘기다.
아틀라스는 투입 시점만 보면 다른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다. BMW는 2024년 8월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의 ‘피규어 02’를 투입했고,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는 지난해 초부터 휴머노이드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고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올 상반기 양산을 예고했다. 다만 유니트리와 옵티머스 등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최대 20~30㎏에 불과한 반면 아틀라스는 50㎏까지 운반할 수 있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아틀라스는 경쟁사 대비 많은 차별화된 요소를 갖고 있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폿’ 등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아니라 오히려 앞서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조 현장에서 쏟아져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로봇을 개발한 뒤 여러 기업의 공장에 투입해 다시 데이터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축적한 데이터를 자율주행 기술에도 이식해 테슬라, 샤오펑 등 자율주행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고도화를 위해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협력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엔비디아와 맺은 협력 분야를 데이터센터에서 로봇으로 넓히기로 했다. 구글 딥마인드와도 협력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조·제어 기술에 구글의 고도화된 인지·추론 능력을 이식한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로봇이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복잡한 도구를 다루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에선 하드웨어(현대차·보스턴다이내믹스), AI 칩(엔비디아), AI 모델(구글 딥마인드)이 결합한 이번 협업을 두고 ‘최강의 드림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플레이터 CEO는 이날 “엔비디아, 구글과 협업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앞으로 고품질 제품을 저가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투자하는 125조2000억원 중 50조5000억원을 AI,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산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라스베이거스=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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