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 수성을 앞두고 라인업 전면 재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초프리미엄부터 준프리미엄, 보급형 라인까지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며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뿌리치고 '글로벌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TV 사업 경영진단을 마치고 재편된 라인업을 발표했다. 새로운 라인업은 △초프리미엄인 마이크로 RGB 및 마이크로 LED △준프리미엄인 네오(Neo)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보급형인 미니 LED와 UHD까지 촘촘하게 구축됐다.

삼성이 마이크로 RGB TV 확대에 나선 건 중국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여 촘촘하게 배열하고 RGB 광원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LED 기술은 여전히 중국이 대량 양산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꼽힌다.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가 TV를 구매할 때 기대하는 화질과 음질의 특별한 경험을 근원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FIFA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화질과 크기가 핵심인 초대형 TV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보급형 라인에서도 거세지는 중국의 공세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98인치 이상 대형 모델에 크리스털 UHD를 적극 도입하는 등 보급형 라인의 초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다. "크기는 키우되 사양은 최적화"하는 전략 중국의 가성비 공세를 무력화하고 초대형 시장 수익성을 챙기겠다는 포석이다.
용 사장은 이날 "중국산 제품에 대해 내부적으로 면밀히 연구하고 있고, 기술적 로드맵을 만들어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기술은 역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가격 민감도가 낮은 초부유층 수요를 선점해 압도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TV 사업을 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중국 추격으로 인한 실적악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여파로 지난해 5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뒤 그룹 차원에서 경영진단을 진행한 바 있다.
생태계 연결성도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모델에만 적용하던 'NQ4 AI 프로세서'를 보급형 라인업까지 확대 탑재해 저화질 영상도 4K급으로 선명하게 구현하는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수준 높은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삼성 가전 생태계 전체의 판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체질 개선을 통해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용 사장은 "삼성 TV 플러스 등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앞으로도 1위 기업으로서 TV의 가능성을 재정의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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