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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되면 역풍'…방시혁 영장 신청 놓고 장고하는 경찰

입력 2026-01-07 11:16   수정 2026-01-07 11:18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법원이 경찰의 영장신청을 기각할 경우 경찰은 수사 동력이 크게 약화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또한 동일 사건으로 금융감독원과 수사 경쟁 중인 경찰이 수사 주도권을 뺏길 수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1월 방 의장에 대한 소환조사 이후 두달여간 방 의장 진술, 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막바지 법리 검토를 이어나가고 있다. 통상 소환조사가 이뤄진 뒤 빠르면 한 달 내에 구속영장 신청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수사 결론을 둘러싼 경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경찰은 지난해 6~7월 하이브, 한국거래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방 의장을 출국 금지한 뒤 총 5차례 소환조사를 했다.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특정 사모펀드 측에 지분을 팔게 하고 이후 상장을 한 혐의를 받는다. 자본시장법은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해 거짓말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부정한 계획을 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경찰 안팎에서는 자본시장에 미치는 파급력과 상징성이 큰 데다 검찰과의 미묘한 긴장 관계도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검·경간 신경전으로 영장 단계에서 허점을 드러낼 경우 곧바로 보완수사 요구로 경찰이 체면을 구길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구속 필요성과 혐의 소명, 증거 인멸 가능성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빈틈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방 의장에 대한 별도 수사다. 특사경이 관련 금융·자본시장 법령 위반 여부를 따로 들여다보고 있어 수사 축이 이원화돼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의 영장 신청 이후 수사 정보를 특사경에 공유해 주도권을 쥐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이브 관련 수사 사건을 맡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담당 검사는 금융증권범죄합수부 소속 최상훈 부부장 검사다. 최 검사는 경찰의 영장 신청이 넘어오면 사건 기록을 살펴볼 뿐만 아니라 금감원 특사경의 하이브 수사를 지휘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정보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있는 서울경찰청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실무 수사라인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데 비해 국수본이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와 관련해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다.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고자 열심히 관련 자료들을 분석 중”이라고 한 바 있다. 이후 1주일 뒤인 같은 달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수사 전반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가 필요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익명의 한 경찰청 간부는 “워낙 큰 사건이고 수사에 실패했을 때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일반 사건처럼 속전속결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러 대형 사건이 몰리면서 늦어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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