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첫날부터 구글, 퀄컴, LG전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꾸려진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직후 이어진 광폭 행보다. 정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만나 앞서 합의한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재확인하고 '피지컬 AI' 주도권을 갖기 위한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날 공식 개막 20분 전인 오전 9시 40분께 CES2026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 CES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지난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정 회장은 도착하마자 두산그룹 부스를 둘러본 뒤 곧장 현대차그룹 부스로 향했다. 정 회장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 플랫폼 ‘모베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등을 유심히 살펴봤다. 동행한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와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과 기술 고도화 방안에 관해 짧은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어 찾은 퀄컴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용 고성능 프로세서인 ‘퀄컴 드래곤윙 IQ10’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안내를 받은 정 회장은 프로세서의 연산 능력과 로봇 탑재 효율성을 꼼꼼히 체크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엔비디아,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퀄컴과도 로보틱스 분야의 협력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정 회장은 LVCC 센트럴홀로 이동해 LG전자 차량용 솔루션 전시실을 방문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사장)의 안내로 AI 콕핏(운전석) 모형에 탑승한 정 회장은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과 운전자 안면인식 기술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직접 체험했다.

인근 윈 호텔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만났다. 노 사장이 로봇청소기의 성능을 소개하자 정 회장은 “저희랑 한번 콜라보(협업)하시죠”라고 즉석에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삼성의 신제품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직접 펼쳐 보며 “화면이 커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행보의 정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비공개 회동이었다. LVCC 인근 퐁텐블로 호텔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체결한 파트너십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 GPU 5만 장을 공급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이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AI 모델의 개발과 검증, 실증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약속하며 기술 동맹을 재확인했다.
라스베이거스=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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