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자 서울 자치구들이 ‘웃돈 계약’을 맺고 의존하고 있는 민간 소각장 상당수가 싱가포르·스웨덴 등 외국계 사모펀드(PEF) 소유 또는 지배 구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지연된 틈을 타 생활 쓰레기 처리 비용이 글로벌 자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는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은 바로 매립할 수 없다. 2021년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원칙적으로 소각·재활용으로 처리하도록 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다. 이 정책은 2015년 6월 당시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합의해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지 않고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서울 자치구들의 계약 상대가 되는 민간 소각장 상당수가 외국계 사모펀드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업체라는 점이다. 직매립 금지와 공공 소각시설 확충 지연이 겹쳐 지방자치단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라져 필수 공공서비스인 생활폐기물 처리가 글로벌 투자자본에 의존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송파구와 계약한 리뉴에너지경기는 미국계 사모펀드 자금이 유입된 구조로 분류된다. 이밖에 강남구와 계약한 신대한정유산업 등 국내 사모펀드사가 소유한 민간 소각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자체 처리 여력이 부족한 자치구들이 민간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계약 상대 상당수가 외국계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하거나 경영에 관여하는 구조로 분류된다. 처리단가 상승 부담과 함께 예산이 해외 금융자본으로 이전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립 금지 시행 이전부터 장기 계약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가능한 폐기물 처리업은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강남·송파·성동·영등포구 등이 민간 소각장과 체결한 처리 단가는 t당 16만~17만원 수준이다. 수도권매립지 매립 비용이나 공공 소각시설 처리비(약 13만원)보다 수만원가량 비싸다. 직매립 금지로 매립지 활용이 제한된 데다 서울 시내 공공 소각장 증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민간 소각장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여기에 소각장 확충과 관련한 국비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재원 부담은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에게 전가되는 구조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등으로 부족한 비용을 메우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생활폐기물 처리비 상승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종량제 봉투는 1995년 제도 도입 이후 가격이 유지되다가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인상된 뒤 9년째 동결된 상태다. 20L 봉투는 2014년 평균 340원에서 2015년 440원, 2017년 490원으로 오른 이후 현재까지 같은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서대문구와 양천구 등 4곳은 추가 위탁 계약을 검토 중이다. 공공 소각시설 확충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민간 소각장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자치구들은 “입찰 과정에서 업체의 자본 국적을 이유로 제한을 둘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제도 전환 속도에 비해 공공 인프라 투자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외국계 자본에 유리한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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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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