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와 같이 콜라보(협업) 해보시죠."
6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비롯해 AI 냉장고, 로봇 청소기를 두루 둘러보던 참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에게 즉석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한다. 협업 대상은 현대차그룹의 소형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였다.
정 회장은 로봇 청소기와 관련해 "모베드와 결합하면 뒤집어지지도 않고 어디든 갈 수 있고 높낮이도 조절되고 더 흡입이 잘될 것"이라며 협업을 제안했고, 옆에 있던 노 사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모베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으로, 불규칙한 노면과 경사로를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모베드는 배송·물류·촬영 등 다양한 모듈과 결합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정 회장은 청소 관련 모듈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3일 공개한 모베드 유튜브 영상에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그룹이 올린 모베드 홍보 영상에 달린 댓글 중 "로봇 청소기로 딱이다", "휠체어로 만들어달라", "빨리 상용화됐으면 좋겠다" 등 긍정적 반응이 모이면서다. 2022년 CES에서 처음 공개된 모베드는 이후 약 3년 만에 양산 준비를 마쳤다.
모베드는 '편심 메커니즘'의 액센트릭 휠이 핵심으로, 바퀴마다 장착한 세 개의 모터가 개별 바퀴 동력과 조향, 보디의 자세 제어 기능을 수행한다. 바퀴 4개가 개별적으로 동력과 조향을 제어하다 보니 360도 제자리 선회 및 전방향 이동이 가능하다.

2022년 공개된 모베드는 지그재그 길을 능숙하게 통과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자세제어 시스템이 지면 환경에 따라 각 바퀴 높이를 조절하면서 바디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전륜과 후륜의 간격을 65㎝까지 넓힐 수 있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저속 주행이 필요한 복잡한 환경에서는 간격을 45㎝까지 줄여서 좁은 길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모베드는 너비 60㎝, 길이 67㎝, 높이 33㎝의 크기에 무게 50㎏, 배터리 용량 2kWh이며 최대 속도는 시속 30㎞다. 1회 충전 시 약 4시간 주행이 가능하며, 지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12인치 타이어를 적용했다. 모베드 크기를 변경하면 더 큰 배터리 용량을 장착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외에도 두산, 현대차그룹, 퀄컴, LG전자 부스를 차례로 찾았다.
두산그룹과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등 사업 분야를 공유하는 만큼 정 회장은 두산퓨얼셀의 수소 연료전지,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솔루션 등을 둘러본 것으로 보인다.
퀄컴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용 고성능 로봇 프로세서 '퀄컴 드래곤윙 IQ10'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정 회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안내를 맡았다고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휴머노이드 개발에 전력을 쏟는 상황에서 글로벌 협업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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