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기재 아이비젼웍스 대표는 배터리 검사장비 사업을 키우기 위해 개발팀을 꾸렸다. LCD 장비에서 쌓은 저력을 바탕으로 바로 성과를 냈다. 2017년 LG에너지솔루션에 원통형 배터리 외관 검사 시스템 8대를 납품했다. 원통형 배터리 외부에 찍힘이나 긁힘이 있는지 등을 검사하는 장비다. 전극에 분리막을 입힐 때 발생하는 긁힘과 변형, 손상 부분을 발견하지 못하면 합선으로 인해 화재가 나거나 전력 효율이 떨어진다.
이 회사는 2019년 한걸음 더 나아가 배터리용 머신 비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머신 비전은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자동화 시스템이 시각 정보를 분석해 제품 결함을 찾는 장비다. 길 대표는 “머신 비전 덕에 초당 5~10장씩 검사하는 고속 검사 시스템은 물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육안으로 불량 판정이 모호한 결함을 딥러닝으로 찾아내는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비젼웍스의 기술력은 국내 배터리 3사에서 모두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에 전극과 조립 공정 검사장비를 납품 중이다. SK온에는 전극 공정 장비를, 삼성SDI엔 전극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노칭 공정용 장비를 공급했다. 길 대표는 “전극과 조립, 활성화, 모듈(팩)로 이어지는 2차전지 전체 공정에서 국내 배터리 3사에 납품한 실적이 있는 기업은 국내 장비 제조사 중 유일하다”며 “반도체 3사에서 나오는 매출 덕에 2020년 이후 본격 성장했다”고 말했다. 2021년 120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2024년 351억원으로 늘었다.
길 대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과 중국 업체 공세에 밀려 배터리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2024년부터 고성능 반도체 유리기판 전공정 검사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인쇄회로기판(PCB)보다 더 얇고 열에 강하다.
이 회사는 지난달 유리기판의 미세 균열이나 이물질 등을 검출하는 광학 검사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빛의 굴절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1~2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의 균열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아이비젼웍스는 유리기판 검사 장비를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납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퍼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미세 패턴 검사기도 개발 중이다. 길 대표는 “올해부터 반도체 검사 장비를 50억원어치 판매한 뒤 2028년까지 500억원 규모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매출이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도체 검사장비 사업 비중을 2028년까지 전체의 50%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