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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출혈 경쟁·베끼기는 넘어야 할 과제

입력 2026-01-07 17:27   수정 2026-01-08 00:53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황금기를 맞고 있지만 이면엔 운용사들의 ‘제 살 깎아먹기’란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점유율을 확대하려 무리하게 보수를 낮추거나 베끼기 경쟁에 나서면서 수익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운용사의 18개 ETF 상품이 보수를 낮췄다. 대부분 미국과 한국 대표지수형 ETF로, 총보수가 0.004~0.006%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상장된 ETF 중 총보수가 0.01% 이하인 상품은 45개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간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수수료 인하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다”며 “대표지수형은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전했다.

특정 테마가 인기를 끌 때마다 ‘미투(me too) 상품’이 쏟아지는 구조 역시 시장 경쟁력을 갉아먹는 원인이다. 지난해 양자컴퓨팅을 테마로 한 ETF 4개가 같은 날 동시 상장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비슷한 종목을 편입한 전력·조선·방위산업·원자력 테마 상품도 각기 다른 운용사에서 연달아 출시됐다. 베끼기 상품이 늘수록 차별화는 사라지고 가격 경쟁만 남는 구조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거래가 거의 없는 ‘좀비 ETF’도 늘어났다. 순자산 100억원이 채 안 되는 ETF가 154개로, 전체의 15%에 육박한다. 상장폐지되는 ETF도 많다. 2023년 14개이던 상장폐지 ETF는 2024년 51개, 2025년 50개로 집계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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