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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무관세 미국산 소고기

입력 2026-01-07 17:30   수정 2026-01-08 09:09

소고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족 외식 및 회식 메뉴로 꼽힌다.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 이가 늘고 있지만, 많은 소비자가 여전히 직장 회식이나 가족 기념일이면 소고기 등심과 갈비를 구워 먹는 자리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소고기를 포함한 고깃집은 5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치는데도 외식업 창업 희망 1, 2위를 다툰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2023년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에서도 소비자의 소고기 외식 선호 흐름이 나타났다. 당시 전국 25~6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외식 때 소고기 구이류를 찾는다고 대답했다.

역설적이게도 소고기 회식 선호는 한우 가격이 비싼 영향이 크다. 웬만한 식당의 1인분 150g 한우 등심(1++등급) 가격이 5만원 안팎에 달하다 보니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가끔 돼지고깃집에서 볼 수 있는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예요”라는 마케팅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2.6%였던 미국산 소고기 관세율이 올해 1월 1일부로 완전히 폐지됐다.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것으로, 현재 5.3%인 호주산 소고기 관세도 2028년이면 사라진다. 2008년 과학적 근거도 없이 제기된 광우병 괴담 탓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렀지만, 미국 소고기는 지난해 전체 소고기 수입량의 47%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식자재다. 정부는 관세 폐지로 상승일로에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해 관세율이 2.6%에 불과했던 만큼 폐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시장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분을 자체 흡수하는 형태로 무관세 효과가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소 사육 및 도축이 계속 감소하면서 미국 내 소고기 가격이 급등할 만큼 수입 여건도 좋지 않다. 관세보다 환율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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