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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에…유커 태운 크루즈 몰려든다

입력 2026-01-07 17:48   수정 2026-01-08 00:00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 권고 탓에 크루즈 여행지를 한국으로 바꿨어요.”(중국 크루즈선 ‘드림호’ 승객 A씨)

지난 6일 오전 올 들어 처음으로 인천항에 입항한 드림호에선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500여 명이 하선해 저마다 개별 투어 일정에 나섰다. 이들 관광객 중에는 최근 중·일 갈등 여파로 여행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변경한 사람이 많았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자이루이제(23)는 “크루즈 관광지로서 한국 역시 일본 못지않게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류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나온 명동에 가서 화장품과 향수를 사고 싶다”고 했다.
◇中 크루즈 인천 입항, 여덟 배 급증
중·일 갈등이 확산하면서 중국 상하이와 톈진 등 주요 항만에서 출발한 크루즈가 일본을 건너뛴 채 부산과 인천으로 몰리고 있다. 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에 입항할 예정인 크루즈는 지난해(32항차)보다 두 배 증가한 64항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3항차가 중국발 크루즈다.

지난해 9월 29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첫날 인천항에 들어온 드림호의 선사인 톈진둥팡국제크루즈는 올해 인천항에 25항차를 배정했다. 지난해 3항차에 비해 8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톈진둥팡크루즈는 올해 1~2월에만 11차례 이상 유커를 싣고 인천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크루즈 노선의 경우 1~2년 전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국 ‘한일령(限日令)’ 이후 긴급 입항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일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은 인천항보다 부산항이 더 크게 얻고 있다. 부산항에 입항할 크루즈는 올해 420항차로 2023년(101항차)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이 중 중국발 크루즈는 지난해(8항차)에 비해 20배 이상 폭증한 173항차에 달한다.

중국발 크루즈의 부산항 입항 결정은 대부분 지난해 11~12월께 이뤄졌다. 당초 일본 기항을 계획했던 크루즈 선사들이 중·일 갈등에 따라 대체 기항지로 부산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4만여 명에 불과하던 유커의 부산 방문은 올해 6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길어지는 출입국 심사 줄
부산항과 인천항에 중국발 크루즈들이 쇄도하자 출입국 심사가 지연되는 등 관광객 불편도 커지고 있다.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는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 전문인력이 10명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 여객선은 항공기와 달리 한꺼번에 2000명 이상이 하선해 입국 수속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터미널 측은 대규모 여객의 출입국 때 지원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부산항만공사는 정부에 중국발 크루즈 전담 인력 등 모두 60여 명의 CIQ 상주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 서대곤 공사 항만산업부장은 “중국발 크루즈 증가에 따른 입·출국 수속 및 터미널 운영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관, 출입국외국인청, 검역소 등과 수용태세를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과 달리 인천시는 크루즈 관광객이 주로 서울로 ‘원정 관광’을 떠나는 게 고민거리다. 이들 대부분이 인천 명소보다 서울 명동과 시내 주요 면세점을 선호한다. 크루즈 선원들조차 교통 불편 등으로 주변 관광보다 그냥 터미널에 머무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크루즈 여객을 인천 관광지로 유도하기 위해 인천시와 협력하고 있다”며 “승무원의 이동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셔틀버스 행선지에 인근 전철역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부산=민건태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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