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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로 보는 기업 내 성과평가와 직장 내 괴롭힘의 상관관계 [화우의 노동 인사이트]

입력 2026-01-08 07:00   수정 2026-01-08 14:11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최근 ‘흑백요리사2’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흑과 백으로 나뉜 셰프들의 요리 경쟁과, 백종원·안성재 심사위원의 평가와 의견 대립 과정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특히 평가가 엇갈릴 때 결론을 내기 위한 두 심사위원의 토론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한편 연말·연초는 기업의 성과(인사)평가 시즌이다. 기업들은 연말에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초에 연봉 인상률, 성과급, 승진 여부 등을 정한다. 실무상 성과평가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면평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평가를 시작으로 조직장 평가, 경영진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엇갈리는 인식에 따라오는 분쟁
‘흑백요리사’와 기업 성과평가의 공통점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음식에 대한 심사처럼 성과평가 역시 평가자와 평가대상자의 인식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고, 때로는 이러한 차이가 갈등으로 이어져 평가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 제기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그렇다면 평가자가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이나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을까. 이하에서는 이와 관련된 분쟁 사례를 살펴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2가단5169686 판결
[사안]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 성과급 손해가 발생했다며 차액 및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
[판단]: 원고 청구기각
[판단의 요지] 전보 이후 적응 곤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평가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음. 장기간 다수의 평가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가 이루어짐 상급자의 업무 지시와 다른 방식의 업무수행을 고수한 경우 낮은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음 자기평가와 실제 평가 간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여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단정할 수 없음
대구지방법원 2022. 7. 20. 선고 2021가단136225 판결

[사안]
근로자가 부당한 실적평가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평가자와 회사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
[판단]: 원고 청구기각 인사평가는 근로자에 대한 전인격적·종합적 판단으로서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임 모든 평가 요소의 객관화는 불가능하므로 평가에는 폭넓은 재량이 인정 평가에 합리적 근거가 존재하는 이상 직장 내 괴롭힘 아냐

지면의 한계상 다수의 판례를 분석하지는 못하였으나, 위 판례들에서 나타난 하급심 법원의 판단을 종합하면, 법원은 자기평가와 실제 평가 사이에 인식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성과평가에 대하여 평가자의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성과평가에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하고 특정 근로자를 겨냥한 악의적 평가로 보기 어려운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이나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흑백요리사’에서 승패 결과가 납득력을 얻는 이유는, 두 심사위원의 평가 과정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평가가 엇갈리더라도 토론을 통해 최종 판단에 이르게 된 이유가 설명되면서 대중은 이에 공감하게 된다. 기업의 성과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평가와 보상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과 그 자체보다도,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졌는지가 분명히 드러나는 구조가 중요할 것이다. 공정하고 일관된 성과평가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결국 조직 구성원들이 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있게 만들고 분쟁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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