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이어졌던 중과 유예 조치가 올해 경제성장전략(옛 경제정책방향)에서 빠졌다.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대신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지방 주택 수요 확충을 통해 집값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본지 1월 5일자 A1, 5면 참조
9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양도세 중과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1년간 한시 유보된 이후 매년 경제정책방향에 ‘1년 추가 연장’ 방침이 명시돼 왔지만, 올해는 해당 문구가 삭제됐다.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는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추가로 20~30%포인트의 가산세율을 부담하게 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유예 '연장' 문구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유예가 끝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5월에 판단해도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신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우선 청년·1인 가구 등을 위한 모듈러 공공주택 공급을 늘린다. 모듈러 주택은 건축물의 전부나 일부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다음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식으로 마감하는 주택을 말한다. 기존 방식보다 공사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만6000호 이상의 모듈러 공공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가 임대주택과 관사를 건설할 때 건설임대 방식을 확대하고, 신축 매입임대 시범사업 등 모듈러 주택 공공 물량도 기존 1500호에서 3000호 이상으로 두 배 넘게 늘린다.
수도권 공공택지도 올해 3기 신도시 물량 1만8000호를 포함해 총 5만 호 착공을 추진한다. 고덕강일 1300호, 고양 창릉 3900호 등 총 2만9000호 분양도 병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경제성장전략에서 "공적 임대주택을 최소 15만2000호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공임대주택은 60~85㎡의 넓은 평형 비중을 높이고, 역세권 등 직주근접 지역에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사전적 보증금 보호 방식인 '전세 신탁' 도입도 추진된다. 전세 신탁은 등록임대사업자가 원할 경우 보증금의 일부를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시 보증기관에 신탁·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기관은 그 금액을 운용한 다음 수익을 임대인에 공유해주는 제도다.
지방 주택 수요 확충을 위한 ‘3종 패키지’도 추진한다. 우선 인구감소(관심)지역 주택은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빼기로 했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기업구조조정(CR) 리츠에 대한 세제 지원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고, ‘주택 환매 보증제’(가칭)도 도입한다. 지방 주택 수분양자가 주택 매입 리츠에 분양받은 주택을 환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주택자가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때 적용되는 1세대 1주택 특례의 가액 기준도 기존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한다. 상장 리츠에 대한 배당소득 저율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도 확대된다.
부동산 시장 감독을 위한 컨트롤타워도 신설된다. 정부는 부동산 불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감독기구를 올 하반기 설립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을 통해 전세 사기 피해자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전세금 반환보증 요건도 단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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