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으로 사업참여자 대부분이 ‘주택’ 소유자로 구성된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에서 흔히 부딪히는 질문이 있다. 바로 사업 부지 내에 유치원이나 교회 같은 이른바 특수부동산은 어떤 가치를 갖는가에 대한 것이다.
정비사업에서는 종전자산평가가 사업성·분담금 산정의 핵심이 된다. 이때 유치원·교회 같은 특수용도 시설이 포함되면 정당한 가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평가자 간에도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감정평가 실무에서 말하는 특수부동산이란 일반적인 시장거래가 희소하고 특정 용도·기능·법적 제약으로 인해 통상적인 거래사례비교법 적용이 어려운 부동산을 말한다.
한마디로 일반적으로 시세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극히 드문 반면, 동일 정비사업구역 내 아파트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경우가 많아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늘 분쟁의 중심에 서게 되는 ‘튀는 부동산’이다.
필자는 업무영역을 특화한 덕분에 재건축·재개발 구역 내 유치원, 교회, 성당 등 특수부동산의 감정평가를 수행한 경험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사실 재건축·재개발 감정평가 자체가 이미 특수한 영역인데 그 안에서 다시 특수부동산을 평가하는 일 자체가 매우 드물다. 이에 따라 실무상 특수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의 실전 처리 사례나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유치원, 교회 등의 특수부동산은 주택이나 상가에 비해 시장 거래사례가 절대적으로 드물고, 용도와 수익구조가 일반 부동산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때문에 해당 부동산의 정당한 가치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이 쉽게 흔들리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거래사례가 희소한 대상일수록 거래사례비교법 단독만으로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한 규모와 이해관계의 특성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대법원 상고까지 불사하는 장기 분쟁으로 비화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처음부터 특수부동산의 정당한 가치에 대한 논리를 제대로 장착하지 않으면 분쟁의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공격에 노출되고 약점을 잡힐 수 있다. 최초부터 전문적인 조언을 통해 정확한 기획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단순히 ‘절대적 숫자’나 ‘가격’만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며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개별 부동산의 운영 형태, 입지, 사회적 기능, 대체 가능성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다양한 분석 기법을 병행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평가 단계뿐 아니라 특수부동산이 사업구역 내에서 분양을 받든 청산을 하든 전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가 된다.
살펴본 것처럼 특수부동산은 통상적인 부동산에 비해 수익구조가 비전형적이고 거래사례가 희소하다는 본질로 인해 쉽게 저평가되기 쉽다.
그러나 필자는 이를 특수부동산의 저평가 가능성을 ‘가치가 낮다’는 의미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위치와 사회적 인프라 요소, 배후지의 특수성이 토지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유치원·교회와 같은 특수부동산 역시 이러한 공간적 요인 분석이 중요하다.
필자가 경험한 여러 사례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유치원은 특히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의 생활공간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일부로 기능해 온 시설이 ‘아파트가 들어설 땅’이라는 이유, 특수부동산으로서 절대적 소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소외되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택단지 내에 자리 잡고 수십 년간 한 장소에서 예배를 이어오며 교인들이 지속해서 모여온 공간, 지역 공동체의 한 축이라는 존중을 바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구역에 속한 특별한 사례인 특수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는 절대적 숫자의 문제만이 아니다. 해당 특수부동산의 기능과 맥락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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