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86.32
(33.95
0.75%)
코스닥
947.92
(3.86
0.41%)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뉴욕은 지독할 정도로 잔혹한 곳…나만의 영토 개척해야"

입력 2026-01-08 15:13   수정 2026-01-08 19:20


“뉴욕 클래식 음악계의 거인들은 예술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역설적으로 가장 비즈니스적이고 정치적인 무기를 사용합니다. 그것이 그들이 견고한 성을 쌓고 살아남은 생존 방식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문화예술 강연 프로그램 ‘아르떼 살롱’이 열렸다. '뉴욕에서 음악가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연단에 선 김동민 뉴욕클래시컬 플레이어스(NYCP) 음악감독은 17년간 뉴욕 현장에서 목격한 클래식 비즈니스의 생존 법칙을 이같이 요약했다. 김 감독은 2010년 뉴욕 기반의 챔버 오케스트라 NYCP를 창단해 "음악은 모두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전 공연 무료 정책을 이어온 지휘자다.

뉴욕을 움직이는 거인들

김 감독은 뉴욕 클래식계를 움직이는 ‘4인의 거인’을 소개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연 관객 100만 명 규모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이끄는 피터 겔브 단장은 '제왕적 리더십' 논란에도 압도적인 매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미디어를 활용해 '실시간 극장 상영'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했다. 마이클 카이저 전 케네디센터 회장은 파산 직전의 단체를 흑자로 돌려세운 '구원투수'다. 위기 상황일수록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예술의 순환 이론'을 앞세워 성과를 입증했다.

대관 전문이었던 카네기홀을 큐레이션 기관으로 탈바꿈시킨 클라이브 길린슨 카네기홀 행정 및 예술감독. 8000억 원 규모의 게펜홀 리노베이션을 완수하고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영입에 성공한 데보라 보르다 전 뉴욕필 CEO도 소개됐다. 김 감독은 "이들은 지독할 정도로 비즈니스 친화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예술의 순수성을 지켜냈다"고 분석했다.



"하룻밤의 영광을 위해 평생의 저축 태우는 도시"

강연 후반부 김 감독은 뉴욕의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냉혹한 민낯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17년간 뉴욕에서 생존해온 음악가이기에 가능한 얘기였다. 하루 임대료만 3억 원을 훌쩍 넘는 유명 공연장들과 최고만을 기억하는 냉정한 시장 논리는 예술가들에게 가혹한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뉴욕은 지독할 정도로 잔혹한 곳입니다.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는 '하룻밤의 영광'을 맛보기 위해, 평생 모은 돈과 시간을 단 몇 시간 만에 태워버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단체와 음악가들을 매일 목격합니다." 그는 "메이저 기관은 검증된 거래처하고만 일하며, 준비되지 않은 도전은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만의 음악적 영토를 개척하라"



김 감독이 뉴욕에서 활동을 꿈꾸는 미래의 음악가들에게 제시한 생존 전략은 '냉정한 자기 객관화'와 '전략적 결단'이다. 그는 100 대 1의 바늘구멍인 주류 진입에만 집착하지 말고, 뉴욕이라는 거대한 '팟(pot·기회)'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지금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입니다. 나만의 관객을 만나고 나만의 음악적 영토를 개척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 동료들이 이곳에 존재합니다.”

자신을 '동네 음악가'로 낮춰 부른 그는 17년간 이끌어온 NYCP를 예로 들었다. 그는 "뉴욕에서 주류만 고집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소박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와 관계의 구축이 결국 생존의 기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류의 경계 밖에서 예술의 숨통을 틔우는 음악가들이야말로 '뉴욕 클래식 신(scene)'을 지탱하는 진정한 힘이라고 역설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 음악계의 미래에 대한 질문부터 구체적인 진로 고민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객석에 있던 지휘자 지중배 씨가 청중의 고민에 직접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 어디로 유학을 갈지 고민이라는 청중의 질문에 "미국이냐 유럽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공부 자체보다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누구와 네트워크를 맺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라고 깜짝 조언을 건넸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