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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위장 39억 탈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유죄 판결 파기 [CEO와 법정]

입력 2026-01-08 13:53   수정 2026-01-08 14:02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 원을 탈세한 혐의로 하급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사진)이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일부 종합소득세 포탈 혐의는 공소 시효가 완성돼 면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2008∼2015년 귀속 종합소득세 포탈액 총 39억원가량 가운데 2009·2010년 부분(8억4천만원가량)이다.

나머지 상고 이유는 배척됐다.

김 회장은 본인 소유 타이어뱅크 대리점을 임직원이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이른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사업소득을 분산해 종합소득세 총 39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았다.

사실상 근로자인 위탁판매점 점주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도 위탁판매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약 9천만원을 포탈한 혐의 등도 있다.

김 회장 측은 '명의 위장'을 두고 정상적인 '본사 투자 가맹점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 2월 1심은 2019년 2월 김 회장의 탈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김 회장 측이 조세 채권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항소심 공판은 6년이나 걸렸다. 행정소송 결과 탈세액은 80억원에서 55억원으로, 이후 소명자료를 제출하면서 39억원까지 감소했다. 탈세액은 줄었지만 지난해 7월 2심도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에서 무죄가 나온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부분도 유죄로 판단했다. 김 회장은 2심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2심 재판부 역시 김 회장이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사업소득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종합소득세를 포탈했다고 인정했다. 차명 주식 계좌를 이용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김 회장이 점주들로부터 위탁판매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위탁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1천152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위탁판매점 점주들은 타이어뱅크 근로자로, 점주들이 타이어뱅크로부터 받은 급여 등은 근로의 대가"라며 "위탁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발급한 세금계산서는 허위"라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사실상 1인 회사인 타이어뱅크 회장으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다수의 임직원과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조직적으로 조세 포탈 및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등 범행을 했다"며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조세 포탈 증거를 인멸하려고 3시간 동안 화장실 문을 잠그고 소득세 관련 장부를 파기하는 방법으로 세무공무원의 정당한 세무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이날 대법원은 일부 조세 포탈 부분은 공소 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 판단하며 사건을 돌려보내면서도 다른 상고 이유는 배척하고 원심 판단이 맞았다고 봤다.

김 회장 측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부분과 관련해 "위탁판매점 점주가 '근로'라는 용역을 공급했으므로 허위 세금계산서가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세범처벌법 10조 3항 1호는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위탁판매 수수료 아니지만 '근로'라는 실물거래가 이뤄졌으므로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발급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 품목 등 내용이 과세 대상인 거래와 완전히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동일·유사 정도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사회 통념상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실제 이뤄진 거래를 유효하게 표상한다고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이날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이어뱅크 부회장과 임직원도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부회장은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41억원을, 임직원 4명은 징역 2년∼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관련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타이어뱅크에는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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