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690.71
(65.92
1.43%)
코스닥
946.38
(3.43
0.36%)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올리버쌤이 보여준 기후 비용의 무게 [오피니언]

입력 2026-01-08 14:39   수정 2026-01-08 14:49


유튜버 ‘올리버쌤’이 전한 미국 텍사스의 일상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위협임을 생생히 보여준다. 토네이도와 산불이 빈발하는 지역에서 대형 보험사들이 가입을 거절하거나 천문학적인 보험료를 요구하는 상황은 기후 변화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흔드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40도를 넘는 폭염과 대규모 정전, 그로 인한 인명 피해는 현대 인프라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며 우리가 감당해야 할 ‘기후 비용’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기후 재난은 이제 경제적 개념인 ‘기후 리스크’로 정의된다. 이는 단순한 피해 복구비를 넘어 농작물 가격 급등, 에너지 비용 상승, 보험 시장 경색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가 경제 전반을 위협한다. 특히 이러한 부담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한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재정적 여유가 없는 취약계층은 재난에 더 쉽게 노출될 뿐 아니라, 충격에서 회복할 동력마저 잃기 쉽다. 온열 질환과 호흡기 질환 같은 ‘기후 질병’의 확산, 재난 이후의 ‘기후 불안’은 의료 시스템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가하며, 결국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전가된다. 이는 보험 시장의 위축과 사회 안전망의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촘촘한 ‘기후 사회안전망’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지수형 기후보험(Parametric Insurance)’이 주목받고 있다. 가입자별 피해를 개별 조사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강우량·기온·풍속 등 사전에 설정된 객관적 지표가 특정 기준에 도달하면 즉각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복잡한 소송이나 손해 사정 절차 없이 보상이 이뤄져 지급 속도가 빠르고 행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지수형 보험을 통해 기후 회복력을 높인 사례들이 축적되고 있다.

아프리카 위험관리기구(ARC)는 가뭄 지수를 활용한 보험으로 농민들이 식량 위기에 빠지기 전 종자와 비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자금을 신속히 지원해 대규모 기아 사태를 예방하고 있다. 카리브해 재난위험보험기금(CCRIF)은 허리케인 풍속이나 지진 강도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정부에 즉각 재건 자금을 지급해 국가 기능 마비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인도에서는 강우량 지수를 활용한 농작물 보험이 정착돼, 기습적인 폭우나 가뭄으로 인한 농가의 연쇄 파산을 막는 안전판으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신설된 기후부를 중심으로 이러한 지수형 보험 모델을 국내 여건에 맞게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항공기 지연 보험이 지수형 방식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인 것처럼, 기후 재난 분야에서도 폭염 특보 발령 시 취약계층에 냉방비를 자동 지급하거나 집중호우 발생 시 농민에게 보상금을 즉시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기후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민간 보험사와의 협력을 통해 고령층이나 옥외 근로자 등 기후 취약계층을 우선 보호하는 모델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기후 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사회 정의의 문제다. 올리버쌤의 고민처럼 기후 비용은 이미 우리 문턱에 와 있다. 이 무거운 부담을 사회 전체가 공정하게 나누고, 가장 약한 이들이 먼저 무너지지 않도록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혁신적 안전망을 서둘러 구축하는 것이 국가의 필연적 책무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이를 견뎌낼 사회적 방재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 · 한국환경경영학회 부회장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