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기업 드리미는 올해 CES 2026에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링(사진)을 처음 선보였다. 드리미는 이 스마트링에 대해 "세계 최초의 촉각 피드백을 탑재한 인공지능(AI) 스마트링"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문제는 이 스마트링이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하반기 언팩에서 출시한 제품과 외형이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티타늄 재질과 링 두께 등이 디자인이 거의 유사해 육안으로는 브랜드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다. 제품을 직접 살펴본 삼성전자 관계자도 7일(현지시간) "누가 원조인지 헷갈릴 정도네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중국 가전 기업의 삼성전자, LG전자의 신제품을 베끼는 모방 전략이 실시간 고도화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디자인만 흉내 내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혁신적 기술과 콘셉트를 그대로 복제해내는 수준이다. 중국이 휴머노이드, 확장현실(XR) 기기 등 최첨단 제품을 공식적으로 출시해 기술력을 과시하면서도 그 이면엔 이제는 외형을 그대로 출시해 한국기업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드리미의 공기청정기 '퓨리파이어 FP10'는 LG전자의 공기청정기와 캣타워를 결합한 'LG 퓨리케어 에어로캣타워'와 유사했다. 이 제품은 반려묘의 휴식 공간과 실내 공기 관리 기능을 동시에 제공해 LG전자가 지난 2024년 선보인 야심작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5 최고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제품 역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드리미가 1년여 만에 그대로 베껴 출시한 것이다.
액자형 아트 TV는 이제 한중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아트 TV는 삼성전자가 2019년 처음 선보인 ‘더 프레임’ TV로,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미술 작품이나 사진 등을 띄워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이후 중국 하이센스, TCL이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이제는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해는 삼성전자와 하이센스 모두 고흐의 <별 헤는 밤> 작품을 대표 작품으로 내걸면서 육안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삼성의 '비스포크', LG의 '오브제컬렉션'이 구축한 프리미엄 색상 및 모듈형 가전 콘셉트는 이제 중국 하이얼, 하이센스 등 주요 업체들의 기본 사양이 된 지 오래전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삼성, LG 제품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들의 제품이 독자적 혁신인 것처럼 포장해 글로벌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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