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8일 16: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조경 기업 ㈜다원이 골프·레저 인프라 개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도로 절개지 녹화 등 생태복원 사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주택 조경을 중심으로 매출 기반을 키운 뒤, 경기 부침이 큰 업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자금조달부터 개발·운영을 결합한 디벨로퍼형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전략 전환을 주도하는 2세 경영인 김대중 대표(사진)는 "조경 시공사에 머물지 않고, 기획·개발·운영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회사 체질을 바꿨다"고 말했다.
골프장 설계·운영까지 직접
다원은 이달 말 필리핀 뉴클락시티 남부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더비스타’를 개장할 예정이다. 더비스타는 총 27홀 중 1단계 구간으로 클럽하우스와 18홀 코스를 먼저 연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클락 일대는 필리핀 정부가 수도 기능 분산과 산업 육성을 위해 개발 중인 경제특구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지역으로 꼽힌다.다원은 더비스타 프로젝트에서 기획·개발과 사업권 확보 이후 인허가 협의, 현장 시공까지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펀드 운용사인 코레이트자산운용이 필리핀 기지전환개발청(BCDA)과 체결한 장기 토지 임대권을 기반으로, 다원이 개발·운영 사업권을 확보한 구조다. 단순 하도급을 넘어 완공 이후 운영 수익까지 확보하는 방식이며, 공사비와 초기 운영 자금도 대부분 자체 조달했다.

다원은 국내 대표 조경 회사인 만큼 코스 설계도 직접 맡았다. 김 대표는 “골프장은 토목·잔디·조경이 핵심 공종"이라며 "현지에서 이 세 영역을 모두 직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다원은 현지에서 조경 자재 공급망을 구축했다. 법인 명의로 토지를 매입해 농장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식재를 관리해 부족한 공급망을 대체한 것이다. 김 대표는 "법인을 유지하며 한국 직원 4~5명을 상시 두고 사업 기회를 기다렸다"며 "신사업 투자를 하듯 꾸준히 필리핀 현지에서 기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다원은 필리핀 팜판가 지역에서도 대형 복합 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호텔 150실과 콘도 100실, 풀빌라 50가구, 18홀 골프장과 부대시설을 결합한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3000억~35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토지 매입과 기본 설계를 마치고,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원주민 보호 관련 규정에 따라 주거 이전과 공공시설 조성 등 협의 절차도 다원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매출 기반 쌓고 ‘앞단’으로
다원은 1992년 고속도로 비탈면 녹화 등 생태복원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줄며 기존 시장이 위축되자, 아파트 등 주택 조경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 2016년 합류한 김 대표가 전략 전환을 주도했다. 전국 아파트 단지의 조경 사업권을 잇달아 수주하며 김 대표 합류 당시 180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 기준 2500억원까지 크게 불어났다. 국내 조경 업계에서 매출 기준 1위다.회사는 골프·레저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건설경기 사이클에 따라 부침이 심한 조경 사업에만 회사 수입을 의존해선 안 된다는 김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김 대표는 “조경은 주택 경기 변동을 뒤에서 따라가는 업종이라 발주 물량이 줄면 매출도 줄 수밖에 없다”며 “시공 후단 구조만으로는 변동성을 흡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시장에는 2018년 포스코건설 협력사로 아파트 조경공사를 수행하며 첫발을 디뎠다. 이후 수년간 현지 법인을 유지하며 시장과 제도, 인허가 흐름을 분석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김 대표는 "복잡한 토지 구조와 행정 절차, 외국인 직접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대기업엔 진입 장벽이 되지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중견기업에는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개발 ‘앞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넓히고 있다. 다원은 충남 당진의 도비도·난지도 해양관광복합단지 조성 사업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해 골프장과 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다원이 25% 지분을 보유하고, 한국토지신탁(50%) 등과 함께 진행하는 구조다. 시공 조건을 결합해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허가 마무리 후 착공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시공 역량이 결합된 영역에서 개발을 시작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개발과 운영을 함께 설계하는 인프라 디벨로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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