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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성환 기후부 장관의 변심에 박수치는 이유

입력 2026-01-08 17:28   수정 2026-01-09 00:09

“산업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숙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일 2차 에너지믹스 전략 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전해 들은 업계 관계자들은 “김 장관을 다시 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기조 아래 원전 수출을 병행한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솔직히 궁색하게 보였다”고 털어놨다. “한국만 원전의 망령에 붙잡혀 있다” “원전 확대는 재생에너지의 고사다” 등 과거 ‘탈원전’ 정치인으로서 한 강성 발언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변화다.

여전히 탈원전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이런 김 장관을 향해 ‘정치적 배신’이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김 장관의 방침에도 강하게 반대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전 건설 찬성’ 의견이 높게 나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이 원전 정책에 대한 평소 소신을 바꾼 건 과거와 달라진 글로벌 에너지 환경 때문”이라고 했다. 모든 강대국이 인공지능(AI) 패권을 쥐기 위해 자국 전력 확충에 인적 물적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팹 한 곳이 소비하는 전력이 도시 전체의 소비량과 맞먹는다.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한 곳에 필요한 전력은 15기가와트(GW)에 달한다. 원전 15기를 돌려야 발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과거 탈원전 진영의 주요 논리인 안전과 폐기물 관리는 기술 혁신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선 원전에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원전의 안전성보다 ‘경직성’을 주로 공격한다. 원전은 한 번 가동하면 출력을 조절하기 어려워 발전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와 공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도 최근 원전 기술 흐름을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원전의 출력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유연 운전’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서다. 원전 전문가들은 “우리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신형 APR1400에도 상당한 정도의 유연 운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앞으로 원전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메우는 ‘에너지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K원전은 국민 다수가 혜택을 보면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국가전략산업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과 탈핵을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탈(脫)탈핵’을 선언하는 마당에 정부가 스스로 발목 잡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김 장관의 입장 선회는 ‘변절’이 아니라 ‘용기 있는 결단’으로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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