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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무서·경찰 부지 활용보다 근본적인 공급 확대 방안 나와야

입력 2026-01-08 17:24   수정 2026-01-09 00:06

정부가 유휴 국유지와 노후 공공청사 재정비·복합개발로 2030년까지 수도권에 공급하는 주택을 애초 2만8000가구에서 3만3000가구로 늘린다는 한경 단독 보도(1월 8일자 A1, 2면)다. 이를 위해 신림동 관악세무서, 성수동 경찰기마대, 목동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의 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르면 이달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유지 활용은 지난해 9·7 대책에서 제시한 방안으로, 도심 우수 입지에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한정적이고,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노원구 태릉CC(1만 가구)와 용산구 캠프킴(3100가구) 부지는 중장기 추진 과제로 관리하기로 해 사실상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 두 부지는 문재인 정부의 2020년 8·4 대책에 포함된 곳인데, 공급 규모가 경찰기마대(400가구) 출입국관리사무소(300가구)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런데도 이번 대책에서 빠진 것은 지역사회와 주민 반대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알짜 유휴지로 꼽히는 서초구 조달청(1000가구)과 국립외교원(600가구) 부지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개발이 막힌 상태다.

유휴지 공급은 기본적으로 부가적인 공급 방안일 뿐이다. 현재 서울 주택 공급의 80~90%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전체 정비사업장에서 착공에 들어간 곳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지 않는 한,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지나친 규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서울을 지금보다 더 과밀 개발할 수 있도록 토지 용도 변경, 용적률·건폐율 상향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거래허가제와 같은 초강경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까지 4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세무서 건물 위에까지 집을 짓는 영끌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규모 공급 확대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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