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신탁 첫 신고 마감을 6개월 앞두고 로펌을 찾는 상위 0.01% ‘슈퍼리치’(초부유층)와 기업이 늘고 있다. 신탁은 자산 명의를 분리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는데, 신고 의무화로 과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로펌들도 세미나를 열고 전담팀을 강화하는 등 관련 자문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이달 말 해외신탁 신고 관련 세미나를 해외 로펌과 공동 개최한다. 조필제 변호사는 “첫 신고인 만큼 본인이 대상자인지도 모르는 분이 적지 않다”며 “주의사항을 미리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광장은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초부유층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부티크 로펌과 협업해 고객이 한국법상 신고 대상인지 검증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설정한 신탁이라도 한국 거주자로 판정되면 신고 대상이 된다.
관련 전담팀을 둔 로펌들도 해외신탁 자문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온은 가사·상속을 전문으로 하는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운영 중이며, 바른 EP센터는 미국 LA 한인상공회의소와 자산승계 관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린 역시 지난해 11월 미국 휴스턴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첫 세미나를 열었다.
일각에선 과세 강화로 슈퍼리치들의 한국 거주 유인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그동안 신탁 신고 의무가 없었던 자산가들이 한국 거주자로 분류되면 세금 부담이 급증할 수 있어서다. 조웅규 바른 변호사는 “해외금융계좌와 해외 부동산에 더해 신탁까지 신고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국 거주자가 되는 순간 과세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촘촘한 규제망이 확립돼 슈퍼리치에게 한국은 거주지로서의 매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홍 광장 변호사는 “역외자산 신고제는 일종의 채찍인데, 상속세율 인하와 같은 당근도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