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설비 확인’ 절차가 수개월씩 밀리면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설비 확인은 ‘이 발전소가 재생에너지 설비가 맞다’는 것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절차다. 이를 거쳐야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 발급된다. 과거에는 두 달 안에 끝나던 절차가 최근엔 반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RE100 달성을 위해 태양광·풍력발전사와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 재생에너지 전기를 조달한다. 글로벌 RE100 기준상 기업이 PPA의 ‘최초 구매자’ 지위를 유지하려면 발전소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시점부터 실제 PPA 공급이 시작되기 전까지 생산된 재생에너지까지도 REC로 확보해 실적을 끊김 없이 이어가야 한다.
문제는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고 있어도 설비 확인이 끝나지 않으면 REC 발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발전사와 수요 기업이 약정한 PPA 공급 개시 시점이 행정 처리 일정에 맞춰 조정되는 사례가 늘고, 수요 기업은 원하는 시점에 계약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자 불가피하게 현물시장 REC 구매로 때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정 지연은 기업의 추가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 PPA 전력은 ㎾h당 200원대 초반이지만, REC를 현물시장에서 별도 구매하면 부담 단가가 260원 안팎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올해에는 관련 비용이 100억원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직접 PPA 기준 누적 계약 건수가 작년 9월 65건이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36건이 작년 1~9월 사이 집중됐다. 반면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의 정원은 최근 4년간 750명 안팎으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 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국민 인식 개선 관련 예산 등도 삭감된 뒤 복원되지 않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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