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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역설…상호금융보다 높아진 은행 주담대 금리

입력 2026-01-08 17:36   수정 2026-01-09 09:05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권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주담대 공급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인 결과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에서도 은행과 상호금융 간 금리 역전이 심화하고 있다. 각종 규제와 ‘관치 금융’ 여파로 1·2금융 체계를 바탕으로 한 금융시스템이 뒤틀리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려가는 상호금융 주담대 금리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평균 연 4.1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농협 단위조합들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평균 연 4.0%였다. 은행에서 받은 주담대 금리가 농협보다 평균 0.17%포인트 높은 셈이다.

한은 통계에서는 새마을금고 등 다른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금리를 따로 공시하지 않지만, 새마을금고 주담대 금리도 농협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차입자들이 농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작년 5월만 하더라도 은행 주담대 금리(연 3.87%)가 농협(연 4.34%)보다 0.5%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이후 은행 주담대 금리는 꾸준히 상승했지만, 농협 금리는 내리막을 걸었다. 농협 주담대 금리가 은행권보다 낮아진 것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새해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 기자가 대출모집인을 통해 서울 A 아파트 주담대 금리를 조회한 결과, 농협 단위조합에서 1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연 4.12%에 대출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였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5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을 경우 연 4.51~4.58%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주담대 이어 신용대출도 역전
신용대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5.46%였다. 같은 기간 농협 신용대출 금리(연 5.04%)보다 0.42%포인트 높았다. 고신용자가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받고 중·저신용자가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다는 상식과 상반된 양상이다.

금융권에선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으로 대출 규제를 꼽는다. 은행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가감조정금리는 평균 연 2.06%였다. 이 은행의 지난해 5월 주담대 가감조정금리는 연 2.15%였는데 우대 폭을 0.1%포인트 가까이 줄인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연 2.7%이던 가산금리를 11월 연 2.81%로 높였다.

은행의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는 은행채 금리가 작년 하반기 이후 급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지난해 7월 초 연 2.85%에서 12월 11일 연 3.62%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상호금융 대출 늘어날 듯
새마을금고나 농협 등은 소관 부처가 금융위원회가 아니라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여서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다. 이런 차이도 은행·상호금융 간 금리 역전의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11월 가계대출 잔액을 4조6000억원가량 늘리며 연간 증가율 목표치를 두 배 가까이 넘어선 상태다.

올해도 상호금융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받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올해도 공격적으로 주담대 영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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