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던 DS부문이 1년 만에 새로 태어난 건 2024년 5월 취임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의 ‘근원 기술력 회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승부처인 HBM3E(5세대 HBM)에서 기본 재료인 D램을 재설계하는 강수를 둔 게 대표적이다. 그 결과가 지난해 4분기에 거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부활의 신호탄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고부가가치 D램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한 것이었다. 구글 텐서처리장치(TPU)를 제조하는 브로드컴의 물량은 60% 이상을 도맡았다. 인공지능(AI) 추론의 시대가 오면서 ‘가성비’ D램을 찾는 고객사가 증가한 것도 삼성전자에 도움이 됐다. 메모리 3사가 HBM 생산에 주력하면서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돼서다. 그 덕분에 지난해 4분기 D램 평균 판매 가격은 50% 이상 올랐다.가장 큰 수혜는 삼성전자에 돌아갔다. 삼성전자의 월 D램 생산능력 65만 장(12인치 웨이퍼 투입량 기준) 가운데 77%가 범용 D램이다. HBM보다 가성비가 좋은 GDDR7, LPDDR5X 등이 AI 서버에 채택되면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범용 D램의 기본 재료 역할을 하는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5세대(1b D램) 제품 성능을 끌어올린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납품 물량을 연이어 따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 192억달러를 기록, SK하이닉스(171억달러)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선봉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가 섰다. 엔비디아는 삼성 등에서 HBM4를 납품받아 내년 하반기 출시하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넣을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르면 이달 삼성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올 1~2분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이 경쟁사 대비 첨단 제품으로 평가되는 10㎚ 6세대(1c) D램과 4㎚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HBM4의 동작 속도를 초당 11기가비트(Gb)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트렌드포스는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1c D램과 자체 파운드리 베이스 다이로 기술을 선점한 삼성이 가장 먼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추론용 AI 가속기에 장착되는 저전력 D램 모듈 소캠2의 납품 경쟁에서도 삼성의 우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서 소캠2 물량의 50%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테슬라의 AI5, AI6를 수주한 데 이어 퀄컴의 차세대 2㎚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주도 임박해서다. 업계에선 올해 파운드리사업부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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