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만 에너지 대전환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신중하게 검토할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회의원회관 정책토론회에서 “마음 같아선 전체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만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고 말하며 원전의 필요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지난해 초 여야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원전 2기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이를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하면서 경제계에선 큰 우려가 나왔다. 생산 단가가 비싸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에서다.
경제계에선 정부가 원전 신설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부는 지난 7일까지 두차례 정책 토론회를 마쳤고, 이달 중 대국민 설문 조사를 통해 원전 신설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지난해 9월 원전 필요성을 묻는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만큼 원전 신설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더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원전을 늘리는 것 말고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답이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에 입각해 봐도 원전 확대가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래 에너지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미래 에너지 전환에 맞춰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이 나라의 성장은 물론이고 운명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라”고 주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원전은 짓는데 10년 이상이 걸리니 태양광 발전을 늘리자는 입장이었는데, 요즘은 원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며 “청와대 내에서도 원전, 재생에너지 등에 관해 전반적인 토의가 자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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