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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싼 반포 아파트 경매 넘어갔는데…집주인 평온했던 이유 [돈앤톡]

입력 2026-01-12 06:30   수정 2026-01-12 08:13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고가주택을 팔기 위해 고의로 경매를 일으키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주거지역 기준 대지 지분이 6㎡ 초과(상업지역은 15㎡ 초과)하는 주택은 집을 산 실수요자가 2년간 실거주해야 합니다. 또 집을 사기 위해선 집이 있는 자치구에 서류를 내고 허가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대출 규제도 있습니다. 집값을 기준으로 15억원 이하인 경우엔 대출 가능 금액이 6억원이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을 초과하는 집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사실상 15억원을 초과하는 집은 현금을 어느 정도 보유한 실수요자만 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남·서초구 등 고가 지역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들도 고민이 커졌습니다. 상당 기간 집을 보유하고 있어 현시점에 매도하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과 대출 규제로 실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입니다.

서초구 반포동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 최모씨(67)가 이런 경우입니다. 그는 집을 정리하기 위해 내놨지만, 예상보다 집이 팔리지 않자 고민하던 차에 최근 지인으로부터 '경매'를 이용해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지인에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집에 근저당을 설정합니다. 실제로 오가는 돈은 없지만, 집에 근저당 설정을 위해 이런 방식을 취합니다. 이어 이자 연체를 이유로 지인은 해당 집을 경매 시장에 넘깁니다.

경매로 넘어온 집은 감정평가를 진행하는데 시세보다는 낮게 책정되지만 이미 오랜 기간 집을 보유하고 있던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이 팔리지 않아 차익을 거두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팔리는 게 낫기 때문에 이를 감수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아예 금액적인 부분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매 시장에 넘어온 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적용받지 않아 투자자들이 이를 낙찰받아 전세를 놓을 수 있는 만큼 수요가 많습니다. 수요가 많다는 것은 감정평가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에 낙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경매를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수요가 없거나 낙찰가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 낙찰자가 매각 대금을 치르기 전 근저당 말소를 증빙하는 문서를 제출해 경매를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보유하고 있는 집이 거래되지 않는 경우 일부러 경매로 넘겨 집을 정리하는 방법은 이전에도 간혹 있었던 방법"이라면서 "당장 집을 정리해야 하는데 매매가 어려운 경우 이런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5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101.4%)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102.9%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122.0%), 성동구(120.5%), 강동구(117.3%) 순으로 높았습니다. 도봉구(92.7%)와 노원구(90.8%)도 각각 16.7%포인트, 6.2%포인트 오르며 반등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 시행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경매 수요가 비강남권으로 옮겨붙으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전반이 달아올랐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경매 진행 건수는 127건으로 지난 7월(279건)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낙찰률은 42.5%로 전월(50.3%) 대비 7.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7명으로 전달(7.3명)보다 0.6명이 줄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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