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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쓰면 무조건 日 여행 가더니…직장인들 돌변한 이유가 [트렌드+]

입력 2026-01-10 17:33   수정 2026-01-10 19:24


"새해가 되면 달력에서 공휴일을 찾아 언제 여행을 떠날지부터 계획했는데, 올해는 잠시 숨 고르기로 했어요."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진짜 나를 위한 여행이 맞는지, 단지 인증샷 찍기 위해 무조건 떠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년 1월이면 빼곡히 적어 내려가던 새해 계획 대신 올해는 의도적으로 비워내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의 번아웃을 채 털어내지 못한 채 다시 달리기보다 잠시 멈춰 일상의 리듬을 재정비하겠다는 선택이다. 숨 가쁘게 한 해를 보낸 만큼 새해의 시작을 재출발이 아닌 '정돈'의 시간으로 쓰려는 분위기는 여행 소비에서도 감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월 여행은 이동과 일정 중심의 여행보다 체류와 회복에 초점을 맞춘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동선을 최소화하고 숙소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며 온천·사우나·명상·독서처럼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활동이 중심이 되는 셈. 최근에는 온천형 웰니스 스테이, 아트웰니스 프로그램, 북스테이가 결합된 숙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을 통해 회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만드는 이른바 '리셋 여행'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시한 올해 첫 여행 테마 역시 '리셋 여행'이다. 리셋 여행은 일상의 리듬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운 삶의 리듬을 설계하기 위해 떠나는 웰니스 중심의 여행 방식이다.

해맞이와 다짐에 그치지 않고 숙면과 회복, 감각의 정돈과 자기 돌봄을 핵심 요소로 삼는다. 온천·사우나·아트웰니스와 같은 공간을 자연환경과 함께 경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새해를 맞아 자기 관리와 정서적 균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셋여행은 한 해를 잘 버티기 위한 준비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1000명 가운데 44%는 특정 관광지가 아닌 '숙소'를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독특한 숙소' 필터를 활용한 전 세계 예약 건수 역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숙소가 더 이상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선 이러한 조건을 잘 갖춘 지역으로 강원도가 꼽힌다. 장거리 이동 부담 없이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고, 상업화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온천·산림 자원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흐름은 예약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켄싱턴호텔엔리조트에 따르면 올해 1~2월 주요 호텔과 리조트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10% 이상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강원도권 호텔과 리조트의 예약률이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켄싱턴호텔 설악은 올해 1월 평균 예약률이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고, 단독형 리조트인 설악밸리 역시 평균 예약률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새해, 설 연휴기간 차로 이동하기 편해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강원도 지역이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사우나 시설과 인근 온천 여행을 연계해 겨울철 힐링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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