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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수사, 다시" 검찰 보완 요구에…경찰 내부 '부글부글'

입력 2026-01-09 14:55   수정 2026-01-09 14:57



검찰이 이춘석 국회의원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동시에 요구하면서 경찰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약 5개월간의 수사 끝에 일부 혐의에 대해 송치와 불송치 결론을 내렸지만, 검찰이 불송치 판단까지 문제 삼아 사실상 수사를 원점으로 되돌렸기 때문이다. 검찰청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신경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이춘석 의원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전날 서울경찰청에 보완수사 및 재수사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검찰은 금융실명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한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보좌관 명의 계좌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수개월에 걸쳐 계좌 흐름과 거래 시점,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차명 거래 사실은 인정되지만,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이해충돌에 해당할 만한 명확한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혐의만 적용해 송치하고 나머지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논란은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판단까지 포함해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경찰 내부에선 “보완수사라는 표현과 달리 사실상 경찰의 수사 판단을 부인하고 이를 뒤집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의 한 간부는 “보완수사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라는 취지인데, 이미 결론이 난 불송치 사안까지 다시 수사하라는 것은 경찰의 수사권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활용해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는 인식을 더욱 갖게됐다. 지난 1년간 검찰은 경찰이 송치하거나 불송치한 사건을 대상으로 보완수사 등을 반복적으로 요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추가 범죄 사실을 밝혀냈다며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미진함을 강조하는 표현이 잦았다는 점이 경찰 내부의 반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경찰이 송치한 횡령·회계조작 의혹 사건을 보완수사해 임원 횡령 혐의를 구체화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자금 흐름 분석을 통해 범죄 구조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동부지검이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해 자금세탁책과 상위 조직원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고, 서울북부지검은 국세 체납자의 위장 이혼과 부동산 은닉 사건을 보완수사로 규명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사례에서 검찰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범죄 전모를 밝혀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보완수사 제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를 꺼려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국가수사본부는 그동안 “보완수사 요구권은 인정되지만, 검찰의 직접적 수사 개입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춘석 의원 사건을 계기로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가 반복될수록 경찰은 책임은 지되 권한은 제한받는 구조로 인식할 수 있다”며 “검찰이 보완수사를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향후 검·경 관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보완수사가 실체적 진실 규명과 사법 통제를 위한 절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가 누적될수록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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